호이안의 거리가 딱 내스타일이야!
도시 이미지의 다낭을 벗어나 그랩을 타고 호이안으로 향했다.
호이안에 도착하는 순간, 다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낡은 고택들이 늘어선 좁은 거리는 현대적인 차량 대신 자전거와 오토바이, 그리고 여유롭게 걷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붉은색 지붕과 노란색 벽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색감은 호이안 올드타운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 올드타운은 과거 동남아시아의 중요한 무역항이었다고 한다.
중국, 일본, 서양 상인들이 드나들며 다양한 물품과 문화가 교류되었고, 고급 직물과 의류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고. 그래서인지 골목마다 "Tailor's shop(맞춤 양복점)"이 즐비하다.
이곳에서는 정장, 드레스, 린넨 등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맞출 수 있다. 일반적인 의류는 보통 이틀이면 완성되니, 나만을 위한 특별한 옷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해가 지면 호이안의 마법이 시작된다. 낮의 나른함은 온데간데없이, 거리는 형형색색의 등불로 물든다.
수많은 가게와 집마다 매달려 있는 등불들이 어둠을 밝히면,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투본강가로 가면, 강물 위에 떠 있는 소원등불들이 흔들리며 잔잔한 강물에 아름다운 불빛을 아로새긴다.
작은 배를 타고 강물을 건너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낭만적인 경험이다.
호이안 거리는 낮보다 밤이 더 활기가 넘친다.
낮에는 흙탕물처럼 탁해 보였던 투본강물이
밤이 되면 화려한 등불과 어둠이 어우러져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다낭으로 온 단체관광객들은 밤에 잠시 들러 호이안의 화려한 등불과 거리를 구경하고 소원배를 타고 다시 다낭으로 돌아가는 일정과 달리, 나의 여행은 이곳의 낮과 밤을 온전히 느끼며 나만의 방식으로 여행한다.
낮 시간의 호이안은 뜨거운 태양과 강렬한 햇살 탓에 거리가 한산하다.
하지만 난 호이안의 매력에 푹 빠져 11일간의 여행 중 8일을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호이안 골목을 거닐며, 쌀국수, 분짜, 반미 같은 현지 음식을 맛보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커피를 미시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베트남의 저렴한 물가는 여행의 부담을 덜어준다.
호이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비용을 계산해 보니,
3만 원 전후의 홈스테이 숙박비(조식 포함),
점심과 저녁 식사비 3만 원,
커피값 5~6천 원을 합쳐
2인 기준 하루 5~6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별다른 투어 없이 지낸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한 달 살기도 가능할 것 같다.
해외여행 시 주로 3성급 호텔이나 홈스테이를 이용하는데,
홈스테이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번 호이안 여행에서 묵었던 홈스테이에서는 1층 식당에서 조식을 먹으며 필리핀 젊은 부부, 나 홀로 미국인 아가씨, 은퇴한 미국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 여러 사람을 만났다.
짧은 영어로 서로에 대해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특히 아시안인들의 경우 K드라마, K-POP 덕분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홈스테이에서 만난 필리핀 부부는 내년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하며, 남편이 트와이스 지효의 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국 문화를 즐기고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시작으로 BTS, 블랙핑크 같은 아티스트들이 이끈 문화의 힘을 해외여행에서 더욱 절실히 느낀다. 우리도 외국의 음악이나 영화를 보며 그 나라를 동경하듯,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음악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영어가 더 능숙했다면 망설임 없이 외국인들과 대화하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으... 답답한 이 마음.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영어공부를 할 것이고,
2년 후엔 제대로 된 영어를 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언젠가가 아니라 1년 후, 2년 후 이렇게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의 여행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베트남 여행기에 갑작스러운 영어공부이야기…
이야기가 중심을 잃었지만,
나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이 또한 삶이고 나의 여정이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