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사람은 언젠가 꼭 만나게되어있다?

by 병아리 트레일러너

난 예전부터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믿는 편인데. 아마 다들 살면서 누구나 ’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관계에도 정해진 시간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 호주에서도 크고 작은 인연들이 새로 이어지고 멀어진다. 예전에 아이가 아기였을 때 알게 된 맘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크고 작은 관계들, 공부하면서 친해진 친구들 등등 그중에는 지금까지 자주는 아니라도 가끔씩 반가운 메시지가를 보내오는 친구들도 있다. 그렇지만 또 모두 좋지는 않기에 우리는 안 맞는 인연을 자~알 정리하는 지혜도 으른의 기술 중에

하나인 것이다..


요즘, 나는 세컨드 잡을 찾고 있는데, 계속 지원서도 넣고 면접을 보려고 준비 중에 작년에 면접을 봤던 치과 여자원장님께서 연락을 해오셨다. 내가 지원한 곳 중의 한 군데가 바로 그 여자원장님께서 최근에 개원하신 곳이었다. 처음 면접을 봤을 때, 굉장히 좋은 느낌을 받았고 원장님의 경영철학이라든가,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 이런 것들이 매우 인상 깊게 느껴졌던 분이셨다. 인도계 원정님이셨는데 개원을 준비 중이셨고 긍정적으로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4살짜리 꼬마가 아파서 개원이 미뤘졌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이 문제가 제일 중요했기에 아이 케어를 위해 당시의 개원은 미뤄졌고, 그 사이에 나도 다른 치과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가 최근에 지원했던 곳 중의 하나가 그 원장님이 최근에 개원하셨던 치과였다. 참~ 세상 좁다라는 생각도 다시 한번 들었고 더 올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오늘 치과를 보여주시겠다고 해서 갔었는데, 리셉션에 앉아계시다가 내가 오자마자 환하게 웃으시며 반겨주셨다. 오피스에서 이런저런 그동안 있었던 일들, 아이들 이야기, 지금 일 허고 있는 직장, 어떤 소프트웨어를 쓰는지 등등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늘 남편 분하고 이야기 나눈 후에 다시 컨펌주기로 약속하고 치과를 나섰다. 5개 여월만에 다시 뵌 그 원장님은 여전히 따뜻하고 여유로웠다.


일을 찾고 또 하다 보면 유난히 나라는 사람과 소위 말하는 ‘코드’가 맞는 직장, 또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반면에 어떻게 해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직장도 있다. 이런 인연은 사실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멀어져야 한다는 것을. 왜냐하면 나의 본능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의 온 촉각, 느낌으로 나의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에게 외친다. “안 맞아, 이곳이, 저 사람이 너하고 안 맞아! 티 안 나게 정리해”라고..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오면 기가 빨려서 집에 오면 나를 소파와 한 몸이 되게 하거나, 일이 끝난 후에 육체적인 것보다 마음으로 나를 엄청나게 지치게하는 직장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본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피를 나눈 형제자매들도 안 맞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가뭄의 비처럼 아주 가끔씩 찾아오는 귀인이 그야말로 귀한 인연아다. 우리 어른들은 이제 ‘티 안 나게 악연을 정리하는 법’ 정도는 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상대방이 눈치 못 챌 수 있도록 서~서히 연락을 줄여가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내 시간을 안 뺏겨도 개의치 않게끔 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적’을 굳이 한 명 더 추가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안 맞는 직장을 떠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마무리는 깔끔하게 그 직장 오너라던가 나의 상사였던 샤람을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다 해도 괜찮을 만큼의 마무리는 해놓고 떠나는 것이 나의 미래를 도모하는 길이다. 직장인의 국룰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 여하튼 좋은 인연, 나쁜 인연을 잘 구분해서 잘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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