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도? 치킨도? 커피도 안 된다고? 그럼 뭘 먹지?

수유 중 금기 음식, 과학적으로 따져봅시다.

by YM Chung

김치도? 치킨도? 커피도 안 된다고? 그럼 뭘 먹지?

수유 중 금기 음식, 과학적으로 따져봅시다


모유수유 중에 아이스크림, 얼음물, 냉면 같은 찬 음식은 몸을 차게 해서 젖을 식힌다. 식혜·엿기름은 젖량을 줄인다. 사이다·콜라, 식혜, 꿀, 설탕, 케이크, 과자 같이 단 음식 먹으면 유선이 막히고 젖몸살이 생긴다. 기름진 치킨, 튀김, 피자,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은 고지방이라 유선을 막고 젖몸살을 유발한다. 달걀흰자, 우유, 유제품, 새우·게, 땅콩 같은 알레르기 유발 음식 먹으면 아기에게 아토피·태열·두드러기가 생긴다. 콩,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것 먹으면 아기에게 가스가 차고 배가 아프고 보챈다. 생선회 먹으면 아기에게 기생충·식중독 영향이 간다. 김치·젓갈·짠 음식은 아기에게 설사를 일으키고 엉덩이가 짓무르고 모유 질이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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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이처럼 모유수유 중에는 김치, 고추, 마늘, 양파, 떡볶이, 라면, 아이스크림, 콩, 브로콜리, 달걀, 우유까지 다 끊어야 한다고 듣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와 전문가 단체의 지침은 전혀 다릅니다. 수유 중인 엄마가 특별히 식단을 따로 지켜할 필요가 없고, 대부분 음식은 먹어도 됩니다. 기본 원칙은 한 가지입니다. 엄마가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먼저 김치나 매운 음식, 마늘처럼 향이 강한 음식은 모유의 냄새나 맛을 조금 바꿀 수는 있어도, 아기에게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고추를 먹어도 모유로 넘어가는 양은 극소량이어서 아기 피부나 입속을 자극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적습니다. 기저귀 발진이 생기는 가장 흔한 이유는 너무 오래 축축하게 젖어 있거나, 소변과 대변이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고추를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콩,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음식이 엄마 배에 가스를 만들 수는 있어도 소화 중에 가스는 장에서 흡수되지, 혈액으로 넘어가 모유에 들어가지 않아요.


찬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차게 하거나 젖을 식혀서 모유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모유는 혈액에서 만들어지고, 위장에서 흡수된 음식 온도가 체온이나 모유 온도를 바꾸지 않아요.


김치·젓갈·짠 음식을 먹어도 모유의 나트륨 농도는 거의 변하지 않아요. 신장이 알아서 조절해요. 아기에게 설사를 일으키거나, 엉덩이가 짓무르거나 모유가 나빠진다고 걱정할 근거가 없습니다.


달걀, 우유, 유제품, 새우, 게, 땅콩 같은 알레르기 음식도 예방 목적으로 엄마가 미리 다 끊는 것도 권장되지 않습니다. 국제 알레르기 학회들은 수유부가 알레르기 음식을 미리 끊는 건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다양하게 먹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킨, 튀김, 피자, 과자, 단 음식을 먹었다고 유선이 막히거나 젖몸살이 생긴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습니다. 이게 가장 많이 퍼진 얘긴데,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유관 막힘이나 젖몸살의 원인은 음식이 아니라 젖양 과다, 수유 빈도 부족, 잘못된 젖 물리기, 꽉 조이는 브래지어 같은 것들입니다. 실제로 모유수유아카데미 지침에서도 특정 음식이 유선염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이런 음식을 자주 많이 먹는 것보다 적당히 먹는 편이 엄마 자신의 건강에는 좋지만, 그런 음식 때문에 젖이 나빠진다고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식혜나 엿기름 젖을 줄인다는 말도 널리 퍼져 있지만, 이 또한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젖량은 음식이 아니라 젖을 비우는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반면 인삼이나 홍삼 같은 인삼류는 젖을 줄인다고 확인돼서가 아니라, 수유부와 아기에서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선의 경우 수유 중에는 임신 때보다 제한이 덜 엄격합니다. 즉 임신과 달리 수유 중에는 생선회를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물회는 피하고 신선하고 안전하게 처리된 것이 좋습니다. 다만 수은 함량이 높은 큰 생선은 피해야 하고, 참치도 마찬가지로 큰 종류일수록 더 조심해야 합니다. 회나 날음식은 모유를 나쁘게 만든다기보다 엄마가 식중독에 걸릴 수 있어서 위생상 조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은 카페인과 술입니다. 커피, 차, 콜라, 에너지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모유로 조금 넘어가며, 너무 많으면 아기가 잠을 설 치거나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하루 한두잔 정도는 대부분 괜찮습니다. 즉, 카페인은 완전히 끊어야 한다가 아니라 신생아 시기는 지난 후에 과하게 마시지 말고, 아기의 반응을 보면서 조절하면 됩니다. 술은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마셨다면 한 잔마다 최소 2시간은 지나고 젖을 먹이는 쪽이 권장됩니다.


정리하면, 모유수유 중 금기라고 여기저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들을 그대로 믿지 말고 골고루 드시기 바랍니다. 정말 주의할 것은 카페인, 술, 수은이 높은 생선 정도라는 점을 기억하면 됩니다. 젖몸살이나 유선염이 생겼을 때는 뭘 먹었는지 따지기 전에, 먼저 젖을 자주 충분히 비워내고 젖 물리기 자세가 맞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근거도 없는 음식 제한을 너무 많이 하다 보면 엄마 영양이 부족해지고, 이것저것 가려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쌓여서 오히려 육아가 더 힘들어져요. 의학적으로 검증된 내용만 믿으세요. 젖 먹일려면 음식 가려야 한다는 잘못된 소문, 조언, 간섭, 이제는 엄마 스스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제대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1VMX06q9rJA?si=-a5Eq1LDV4itVq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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