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강사로 한국어가 서툴다 보니 폴은 외톨이가 되어서 자연과 접하게 되었다. 한국나방의 희귀한 곤충들과 맹꽁이에 관심 집중하면서 궁금한 것은 지인들에게 질문하고 끝없이 탐색하는 적극성은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침내 폴의 상상력과 추진력이 현실이 되어서 한강 풀숲을 다니면서 맹꽁이를 구출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4대 강 환경훼손과 택지 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로 난지도 공원 주변에 번식을 위한 맹꽁이 무리들을 안전한 곳으로 집단이주 시키는 일이다.
나는 어릴 적에 맹꽁맹꽁하면서 양쪽 코를 막고 맹꽁이 흉내를 내며 놀이를 하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막상 맹꽁이를 한번 도 본 적이 없었다. 이 번에 TV를 통해서 처음 보았다.
20여 년 전에 공해 없는 청정지역산골마을에 우리 가족은 처음 입주하였을 때만 해도 해질 무렵 산책을 나가다 보면 높은 가로 등불아래 주먹 만 한 두꺼비를 처음보고 참 신기해한 적이 있었다.
가끔씩 도로 한 복판에서도 정원 한가운데 잔디 위에서도 햇볕을 쪼이며 고개를 번쩍 들고 일광욕하고 있는 뱀이 보이면 어머나! 하고 도망치기도 했으나 사람들이 점점 입주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부터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알게 모르게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 범인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은 산에서 살고 있는 다람쥐, 청설모도 사람들이 주워가는 도톨이 먹잇감이 부족할 것 같은 안타까움에 해마다 햇밤을 사다가 여기저기 던져주는 것이 알려지게 되자 민원 제의가 들어와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실의에 빠져 있던 폴은 멸종 위기 종은 포획할 수 없으며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실천하기 위해서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힘을 모으고자 하나 둘 찾기 시작했다.아름다운 세상은 살아 숨을 쉬고 있었다. 덕 후는 덕후를 알아본 다는 것을 깨닫고 힘을 얻어서 우리나라 사람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환경보호자 폴은 세상에 이상한 나라는 없다는 기쁨에 생각을 바꾸며 외로움을 극복하게 되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를 자연과 접하면서 신비로운 곤충들과 교류하고 치유하며 행복을 느낄 때 혼자가 아닌 그는 그의 마음을 바라보았다.
사회에 소수 한 사람 중에 같이 자연을 보호하고 그 자연 속에서 늘 누군가가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또한 위로를 받으면서 그는 끊임없이 생태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미물곤충들 까지도 공존하며 생명의 존엄성을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는 것을 상기시키고 작은 불씨로나마 일깨워 주는 폴,
나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사회 속에서 하얀 백지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참 아름다운 영국청년 폴 스콧이 혼자 가 아닌 둘셋 넷이서 함께 따뜻한 가슴으로 행복이 묻어나는 삶이 계속되기를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