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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도 Jun 16. 2024

식당의 탄생

39. 손을 내밀면 잡아주더라

  식당을 시작할 무렵, 제 주변에는 요식업에 종사하는 지인이 없었습니다. 멘토는 고사하고 뭐 하나 물어볼 사람 한 명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며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었지요(물론 무대뽀 정신이 제가 가진 최대의 무기였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이리저리 애를 쓰며 발품을 팔고 궁리를 거듭하다 보니 저처럼 고립무원의 자영업자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는 깨달았습니다. 






  자영업자의 기초 체력을 길러주고 홀로서기를 도와주는 기관들 


  자영업자를 돕는 모든 기관과 단체들이 따지고 보면 한 나무에서 뻗어 나온 가지 같기도 한데, 대충 제가 알고 있는 대로 열거하여 봅니다. 


  우선 온라인 쪽을 보면, 


1) 서울시 평생학습포털

: 회원 가입을 하면 요리부터 경영까지 도움이 되는 많은 온라인 강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2) 소상공인 지식배움터

: 음식점은 물론 서비스업에서 숙박업, 제조 및 도소매업까지 관련 업종을 망라하여 창업에서 성장까지 다양한 패키지 동영상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3) 한국외식업중앙회 온라인위생교육

: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라면 누구가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육이 있습니다. 의무 교육이라 귀찮을 수도 있지만 식당 종사자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사항을 아주 상세하게 알려 줍니다. 제대로 공부하여 두면 허튼짓을 할 염려가 없습니다. 



오프라인은,


1)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대표적입니다.

: 나무의 줄기와 같은 곳입니다. 친해 두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2) 서울시 50플러스 재단

: 개업 당시에는 특별한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서울시 기술교육원과 연계하여 무료로 직무 훈련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3) 서울신용보증재단

: 바로 이 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며 식당을 시작했습니다. 너무 고마웠지요. 그러나 개업 6년 차인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대출은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낮은 이자는 달콤하지만 나중에 피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망가집니다. 먼지가 되어 요식업계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가 있습니다. 무신용의 대출 또한 달콤하지만 그 대출 하나로 가게는 한 방에 나락에 빠질 수 있습니다. 대출을 받는 것은 정말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합니다. 냉정하게 말하여 외면하고 받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정말 멍청하여 대출을 신나게 받았고, 개업 6년 차인 바로 지금 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빚이라는 바윗덩이를 머리에 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궁지에 몰린 자라면 대출이란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없지만, 물리치고 또 물리쳐야 합니다. 나중에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자영업자 자신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필요하다면 최소한으로 버텨야 합니다. 돈을 빌려 주는 자는 처음에 친절하지만, 그 친절한 돈을 찾으러 올 때는 사악한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순진하면 망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다 보면 의욕이 넘쳐 과욕을 부리기 쉽습니다. 하나만 있으면 될 것을 두 개를 사고 세 개를 사며 행복해합니다. 화려한 인테리어, 고급 식기 따위 다 필요 없습니다. 빚이라는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요식업이라는 장거리 마라톤에 임하면 오래가지 못해 지쳐 쓰러지고 맙니다. 처음 시작할 때 눈을 질끈 감고 유혹을 외면하고 참아내야 합니다. 식당 사장 본인만이 좋아라 할 뿐, 손님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은 개업 후에 돈을 벌어 조금씩 마련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무턱대고 빚까지 지고 산 기구와 집기는 사용도 못하고 먼지만 잔뜩 쌓이기 일쑤입니다. 구입을 해놓고 쓰지 않는 물건들을 보면 속만 상합니다.


  몸을 가볍게 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대출은 한 마디로 빚일 뿐입니다. 장사가 안 되어도 갚아야 합니다. 경기가 나빠지거나 내 실력이 너무 후져서 장사를 더럽게 못할 경우 대출은 핵폭탄의 위력으로 가게를 폭파시키고 사장을 신용불량자로 전락시킬 수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이 주는 비싼 떡은 받아먹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서울시 자영업 지원센터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유형, 무형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개선 또한 기관의 도움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기본적으로 무상 지원이거나 업체는 극히 일부의 비용만 부담합니다).


1) 디지털 사이니지 설치

2) 홀 바닥 장판 교체

3) 주방 대형 냉장고 설치

4) 와인 냉장고 구매

5) 테이블 유리 구매

6) 배달용 용기 구매


  기술 전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의 지도로 신메뉴를 개발할 수 있었고 자영업 클리닉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하여 요리와 재료에 대한 기본 교육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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