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화 — 정중함의 가면

예의 뒤의 진심을 읽다.

by Altonian Camino

그날 단톡방은
이상하리만큼 완벽했다.


“말씀 충분히 공감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취지 이해했습니다.”


누구도 틀리지 않았고
누구도 상처 주지 않았다.


그런데 도현은
그 순간 알았다.


이 방에서, 곧 누군가가 사라질 거라는 걸.


정중함은 늘 사건 직전에 등장한다.


프롤로그에서
그들은 논리로 싸웠다.


2화에서 가면을 썼고
3화에서 불안을 숨겼다.
4화에서 공감은 무너졌고
5화에서 진실은 너무 늦게 도착했다.
6화에서 누군가는 물러났고
7화에서 좋아요는 신호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모두가 갑자기
지나치게 정중해졌다.


도현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갑자기 예의 바를 때는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다.


관계를 끝내기 직전이거나,
누군가를 고립시키는 중이거나.


예의는 언제부터 방패가 아니라 칼이 되었을까


기석은 단톡방을 내려다보다

조용히 웃었다.


“참… 다들 말은 참 예쁘다.”


분노도, 냉소도 없었다.
오히려 체념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정중한 말은 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반박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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