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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디 Aug 09. 2021

내가 알던 그 배우, 20년 전에는 이런 모습이?!

<다큐 플렉스 - 전원일기 2021>


    전원일기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총 23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드라마이다. MBC에서는 창사 60주년을 맞아 전원일기 특집의 다큐멘터리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을 제작하였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전원일기가 방송되던 마지막 해에 태어난 아이들도 성인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전원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듯하다.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에 대한 사람들의 호평과 관심만 봐도 그렇다.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은 전원일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당시의 모습을 퇴색하지 않는 선에서 사람들의 추억을 상기시킨다. 특히나 직접 출연한 배우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과 그들의 현재 모습을 조명하는 방식은 작품과 드라마에 대한 연출진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덕분에 전원일기 세대들은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을 통해 묻어뒀던 추억을 되새겨보고, 어린 세대들은 말로만 전해 듣던 전원일기의 정취를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 기세를 이어 받아 전원일기 속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을 비교하며 양쪽 모두의 매력을 파헤쳐 보겠다. 특히 전원일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한 경험이 없는 Z세대 사이의 이미지를 비교하여 신선함을 끌어내보고자 한다.




1.     같이 식사하고 싶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국민 아버지

    최불암 배우에 대해 Z세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거물급의 국민 대배우? 이 집 저 집을 방문하며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속 모습? 치아 건강을 선전하는 모습?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이 무엇이든 공통적으로 인자하고 푸근한 인상을 먼저 떠올리지 싶다.

    

    그러나 놀랍게도 윗세대 사이에서 전원일기 이전의 최불암 배우는 터프가이 이미지였다고 한다!


    전원일기에서 최불암 배우가 연기한 ‘김 회장’은 마을에서 존경받는 어르신인데, 이 역할을 통해 쌓은 이미지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김 회장이 다소 가부장적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어머니를 향한 그의 효심과 마을 사람들을 챙기는 인자함을 보면 그의 따뜻한 성품이 드러난다.

    ‘한국인의 밥상(KBS)’, ‘집사부일체(SBS)’와 같은 프로그램 혹은 후배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드러나는 그의 모습, 그러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전하거나 진지한 대화를 담백하게 나누는 모습 등은 ‘김 회장’이 가진 ‘이상향적 어르신’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2.     본캐는 여전한 소녀, 부캐는 국민 엄마

    다음은 ‘김 회장 처’ 역할을 맡은 김혜자 배우이다. 김혜자 배우는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국민 엄마로 유명하다. 특히나 그녀가 영화 ‘마더’, 드라마 ‘눈이 부시게(JTBC)’ 등에서 보여준 연기는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고 눈물짓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이화여대를 나와 부유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진 그녀는 우아함과 고풍스러움, 특유의 소녀 같은 순수함으로도 Z세대들에게 유명하다. (특히 ‘무한도전’에서 ‘쓰레기 같은 생각했구나…’ 하는 장면은 짤로 탄생되어 밈으로 활용되기도……)

    그러나 그녀가 전원일기에서 맡은 ‘김 회장 처’ 역할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시골 어머니의 전형인 것을 알고 있는가? 때로는 시집살이를 당하면서도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고 그를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 ‘김 회장 처’가 가지고 있는 인자한 어머니상은 당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렇듯 완벽하게 어머니 역할을 연기한 그녀가 사실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동료인 고두심 배우에게 칼질과 살림 등의 디테일을 배웠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오늘 소개할 세 배우 중 김혜자 배우가 가장 전원일기 속 캐릭터와 간극이 큰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엄마의 연기를 해낸 덕분에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앞서 말했듯 영화 ‘마더’, 드라마 ‘눈이 부시게’ 등에서 이전과 다른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녀가 가진 이미지를 확장하고 변주한 바 있다. 김혜자 배우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가 계속해서 기대되는 이유이다.



3. 따뜻한 정을 품고 있는 반전 매력 

    마지막으로 김수미 배우이다. 김수미 배우는 예능에도 활발히 출연한 만큼 많은 Z세대가 그녀에게 친숙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성격과 화려한 입담으로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파한다.

    그녀가 ‘일용 엄니’ 역을 처음 맡았을 때 그녀의 나이는 불과 30대였다. 젊은 나이에 할머니 역을 맡는 게 싫었던 그녀가 촬영 중간에 제주도로 가 잠적했다는 일화는 이제 꽤나 유명한 스토리이다.

    ‘일용 엄니’로 보여준 억척스럽고 드센 여성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그녀는 이후 작품들에서도 욕쟁이 할머니와 같이 기가 센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러나 그녀는 촬영이 있는 날 손수 만든 음식을 가져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대접할 정도로 섬세하다. ‘일용 엄니’는 극 중 며느리와 고부갈등을 종종 일으키기도 하는데, 그녀가 후배 연예인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격 없이 지내는 모습은 어디까지나 ‘작품은 작품일 뿐, 오해하지 말자’를 되새기게 만든다.



    23년이라는 세월 덕분인 걸까? 드라마 전원일기 속 캐릭터와 실제 배우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모습이다.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은 전원일기 방영 클립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교차 편집하여 그 두 가지 모습을 적절하게 조명하였다. 그러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챙겨봐도 좋을 것이다. 전원일기 세대에게는 생생한 추억을, 전원일기 세대가 아닌 어린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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