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거리 그러나 .....
얼마전 밤에 시간이 생겨서 넷플릭스 스크롤링을 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Chris Hemsworth가 나오는 영화 스파이더 헤드를 보게 되었다.
간략한 줄거리는 스티브(Chris Hemsworth 이하 스티브)가 개발한 신약-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을 죄수들에게 실험을 하고, 주인공인 제프(Miles Teller 이하 제프)가 이에 의심을 품으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생각할 거리가 충분히 있는 소재와 개인의 서사들이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가스라이팅
이 영화의 세팅은 죄수들이 갇혀 있는 최신식의 그리고 제한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일종의 감옥이다. 새로운 약의 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수감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스티브는 제프에게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고, 이렇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살 수 있게 해 주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말한다. 너는 원래 이런 대우를 받을 사람이 아닌데, 내가 이렇게 해주었으니, 나의 지시에 따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이다. 그러나 이 가스라이팅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심리적 매개는 다름 아닌 죄책감이다.
두 번째. 죄 그리고 처벌
죄수들은 이 약의 실험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자유와 좋은 시설에서 살 수 있다는 적절한 타협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제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죄수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즉 죄에 대한 사회적 처벌을 수용하는 것은 죄를 지은 본인 스스로의 처벌으로서 수용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기에, 내가 나를 처벌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처벌이라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것이든 그 죄에 해당하는 고통이 주어지면 스스로 또는 사회적 면책을 주는 것이 처벌의 목적일까? 아니면 피해자의 원한이 사그라지도록 하는 것이 처벌의 목적일까?
이 영화에서는 인물의 심리묘사가 뛰어나진 않지만, 죄수들의 심리를 그려낼 때 각 죄수들은 자신이 그러한 처벌을 받아도 되는 인물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현실에는 자신이 받은 형벌과 처벌이 자신이 저지른 과오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해자는 내가 받은 고통이 더 크니 가해자가 더 많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처벌의 목적이 무엇인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죄와 처벌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모든 사람은 존귀한 존재라 인정하면서, 타인의 죄와 처벌에 있어서는 무책임할 정도로 지독한 태도를 지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처벌하는 것일까?
세 번째. 자유의지와 순응
이 영화에서 신약은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약 실험의 최종 목표는 인정의 감정을 무시한 채 주어진 명령에 순종하는가 하지 않는가를 실험하고, 명령자의 명령에 순종하는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범죄와 연관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범죄라는 것은 우리가 만든 사회의 규범과 법의 질서를 무시했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규범과 규칙, 법을 순응하고, 순종하는 인간들을 만들어 냈을 때 범죄는 사라지고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감정을 지배당한다는 것은 이 영화에서 그려지듯 끔찍한 경험이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자유의지가 가진 취약성과 우발성 그리고 범죄에 대한 가능성이 문제가 된다.
우리는 늘 선택을 한다. 그것은 악이 될 수도 선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평화로울 땐 자유의지를 신봉하지만, 전쟁이나 범죄의 상황에서는 우리는 차마 입을 열기가 어렵다.
인류가 가진 오랜 고민을 이 영화는 다시 재현한다. 그 방법이 약물이라는 것으로 치환되었을 뿐.
총론
이 영화는 가만히 앉아서 보기엔 그다지 즐거운 영화가 되기는 어렵다. 사람의 감정이 통제되고, 갈등이 고조되기 때문에 맥주와 감자 칩의 맛을 좋게 만들어 주진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었던 철학적 주제에 대한 환기를 시켜준다는 점에서는 한 번쯤은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Chris Hemsworth의 망치를 들지 않고, 천재 과학자의 모습을 연기한 것은 지난 그의 터프함만을 강조했던 역할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