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인 줄 알았는데, 위기가 기회가 됐다

by 프로렌스

2020년 3월, 직장 근처의 한 스크린골프장을 찾았을 때 평소라면 북적거렸을 이곳이 적막했다.

골프존-3.jpg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당시 나는 코로나가 골프업계에도 큰 지장을 가져다 줄 것이라 착각했다. 하지만 불과 내 어리석은 생각을 비웃기라도 한듯 실내 골프장들은 예약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붐비기 시작했다.


당시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골프존에 투자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코로나 기점으로 1년 반이 지난 2021년 말, 골프존의 주가는 2020년 최저점 대비 무려 7배가 오른 185,900원이라는 경이로운 고점을 기록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예상치 못한 골프 르네상스

코로나-1.jpg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춰 섰다. 해외여행은 불가능해졌고, 실내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사람들은 집에 갇혀 지내야 했고, 그 어느 때보다 답답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넓은 야외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이 즐길 수 있는 골프는 갑자기 '안전한 레저'의 대명사가 되었다. 해외여행에 쓸 예정이었던 돈들이 고스란히 골프로 향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전통적으로 중년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골프에 20-30대 여성들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골린이'(골프 초보자)들의 등장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골린이 해시태그가 넘쳐났고, MZ세대들은 골프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였다.


스크린 속에서 찾은 해답

골프존-5.jpg


하지만 모든 사람이 실제 골프장에 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날씨나 시간의 제약도 있었다. 이때 스크린골프가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골프존의 스크린골프장들은 갑자기 예약 대기 명단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PC방이나 노래방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진 스크린골프장은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소수의 지인들과 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실내 활동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골퍼들에게 스크린골프는 혁명과도 같았다. 복잡한 예약 과정도, 비싼 그린피도, 까다로운 드레스 코드도 없었다. 언제든 편하게 와서 친구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답게 이들은 스크린골프의 기술적 완성도에 감탄했고, SNS를 통해 그 경험을 널리 공유했다.


바다 건너의 꿈

골프존-1.jpg

하지만 이런 세상의 변화 말고도 골프존은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골프존의 야심은 한국에 머물지 않았다. 해외 진출이라는 숙원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중국에서는 중국골프협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고, 미국에서는 '지스트릭트'라는 복합 골프 문화 공간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일본과 베트남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해외 진출의 성공은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골프존이 단순히 한국 시장에 의존하는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선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었다.


완벽한 폭풍의 중심에서

누군가는 골프존의 성공이 단순히 운이었다라고 한다. 하지만 골프존의 성공을 단순히 팬데믹의 운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골프존-2.jpg

이미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63%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고, 326건의 특허를 통해 기술적 해자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시장도 골프존에게 우호적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양책과 저금리로 시장에는 막대한 유동성이 풀렸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투자도 한몫했다. 골프존의 눈에 보이는 사업 모델과 팬데믹 수혜라는 명확한 스토리는 이들 신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220,000원으로, SK증권은 180,000원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이런 전문가들의 지지는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한몫했다.


위기 속에서 피어난 성장


결국 골프존의 2020-2021년 주가 급등은 여러 요인들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꿨고, 골프존은 이미 구축해 놓은 인프라와 기술력으로 그 변화를 최대한 활용했다. 거기에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해지면서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golfzone-1.jpg

팬데믹이라는 위기는 골프존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든 것은 결국 회사의 준비된 역량이었다.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골프존은 몸소 보여준 셈이다.


지금 골프존의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팬데믹 이후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들이다. 그들에게 스크린골프는 더 이상 실제 골프의 대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하나의 스포츠가 되었다. 골프존이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새로운 골프 문화 그 자체였던 것이다.


역시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은 준비된 기업이 변화하는 세상과 만날 때 탄생하는 경이로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