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유튜브를 업로드했다. 26년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 중 하나다. 조회수가 안 나와도 상관없다. 그냥 내 지식 창고처럼 활용하자는 심산이고, 혹시라도 장사를 시작하려는 누군가에게 내 조언이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창업 멘토로 지내오며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지켜봤지만, 결국 내 역량보다는 그들의 역량과 마인드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매번 느낀다.
물론 이렇게 하면 이득이라는 방법들을 알고는 있다. 사실 내가 아는 방법이 꽤 확실한데도 사람들은 잘 따르지 않는다. 웃프게도 나 역시 말은 하면서 행동으로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너무 정확하고 따분하기 때문이다.
뜬금없지만 고백하자면, 우리 엄마는 부자다. 우리 집에서 내가 제일 가난하다. 좋게 말하면 저점 매수의 우량주인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가장 좋은 스승을 곁에 두고 너무 멀리 돌아왔다는 거다.
엄마는 뼛속까지 장사꾼이다. 지금도 현역이시고 가는 곳마다 성공을 일구셨다. 엄마는 지금 하는 곳이 '대박'까진 아니고 '중박'이라며 겸손해하시지만, 내가 보기엔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음식이 맛있는 건 기본이고, 손님을 대하는 법과 장사로 성공을 거두는 법을 몸으로 익히신 분이다.
말이 나온김에 그 비결을 내가 공짜로 알려주겠다. 그런데 알려준다고 해도 당신은 아마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첫 번째,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
두 번째, 꾸준하고 성실해야 한다.
엄마가 알려준 비밀이다. 막상 듣고 나니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가? 당신도 다 아는 거라 시시한가? 하지만 직접 해본 사람은 저 말의 깊이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 테다. '맛'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고, '꾸준함'이라는 건 도파민에 절여진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가늠조차 안 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예전 시골에서 장사하시던 엄마 가게에 간 적이 있다. 손님이 딱 한 테이블 있었다. 엄마는 아버지와 둘이 맥주 한 병을 따서 마시고 계셨다. 그렇게 3년 동안은 그럭저럭 손님이 없었다. 그러다 4년 차, 5년 차가 되면서 예약이 밀리고 그 시골 바닥에서 대기 줄이 생기더라. 나도 1년 정도 도제 수업을 받겠다고 내려가 일을 도왔는데, 닦아야 할 불판이 하도 많아서 성질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장사가 잘돼도 내 월급은 쥐꼬리만 했지만. (ㅎㅎㅎ)
엄마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률적이었다. 매일 그 힘든 시래기를 부들부들하게 삶아 내고, 백김치를 담아 불판에 고기와 함께 굽게 했다. 구성도 좋고 고기도 신선했다. 이 레시피만 있으면 분명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양시에 창업을 했다. 결과는? 보기 좋게 망했다. 빚을 엄청 졌는데 엄마는 단 한 푼도 갚아주지 않았다. 참 야속했다.
끝내 그 빚을 다 갚긴 했지만, 인생의 10년을 잃어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엄마의 교육 방식이었나 싶다. 물론 내가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은 거지만, 당시에는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롭고 힘들어 참 많이도 원망했다. 멋있게 포장하자면 아기 사자를 낭떠러지에 떨어뜨리는 어미 사자의 마음이었을까.
내 실패에는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가장 간과한 건 레시피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바로 꾸준함. 나는 장사만 시작하면 금방 부자가 될 줄 알았다. 2년 동안 쉬지도 못하고 가게를 지키며 살이 65kg까지 빠졌다. 노력이 부족했다는 게 아니다. 본질적인 믿음 없이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엄마는 가게가 안 될 때도 확신이 있었고 동반자가 있었다.
나는 혼자였고, 그 시간을 버티는 게 버거웠다. 지금이야 그 실패를 발판 삼아 장사 관련 일을 하며 먹고살지만, 돌이켜보고 곱씹어 봐야 위대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분명 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이건 장사만의 문제가 아니더라. 세상의 모든 성취에는 반드시 '절대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은 각자의 삶의 모양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혹시 당신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나? 무언가 도전하는데 정체된 느낌을 받고 있다면 오늘 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시간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일 뿐, 실패도 포기도 아니다. 남들이 저만큼 앞서갈 때 묵묵히 당신의 길을 가다 보면, 그들의 빛이 사그라질 때 당신이 빛날 차례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빛은 당신 스스로도 충분히 낼 수 있다.
오늘도 고생한 당신을 위해
우리의 슬로건을 함께 외쳐보자.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도 글 쓰는 재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