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괜찮다"는 말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누군가 "잘 지내?"하고 묻는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응 괜찮아"라고 말해버린다. 그 말이 익숙해서, 그 말 뒤에 진짜 마음을 감추는 게 편해서.
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사실은 아니다. 괜찮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괜히 울컥하는 날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기운이 쭉 빠지는 날도 있다. 별일 아니라고 넘기려 해도, 내 안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다.
나는 오래도록 괜찮은 척하는 법을 배워왔다.
힘들다고 말하면 약해 보일까 봐,
지쳤다고 하면 민폐가 될까 봐,
늘 밝고, 괜찮고, 잘 지내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진짜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졌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다. 누군가를 위해서라기보다, 무너진 날의 나를 위해. 괜찮지 않았던 수많은 날들의 나를 위해. 이 연재는 특별한 해답을 주는 글은 아니다. 어떤 위대한 교훈도 없고, 대단한 사건도 없다.
그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었을 법한, 그저 그런 하루들에 대한 이야기다. 말 못 한 감정들,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속마음, 그렇게 눈치 보며 꾹 삼켜야 했던 말들. 그런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어 적어보려 한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 정도면 괜찮은 거야."
"다들 그래. 너만 힘든 거 아니야."
하지만 이 글에서만큼은 그런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그래 너 정말 힘들어겠다. 그 마음, 그냥 거기 있어도 괜찮아."
우리는 모두, 괜찮지 않을 권리가 있다.
울고 싶을 때 울고, 쉬고 싶을 때 쉬고, 도망치고 싶을 땐 그렇게 해도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멋지지 않아도, 심지어 지금 너무 지쳐 있어도, 그 자체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 그게 바로 나, 그리고 당신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아주 조심스럽게 이 말을 꺼낸다.
"사실 내가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한 편의 글이 쌓여 마음이 조금은 덜 무겁길.
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채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