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널스 출판사 대표님과 저녁 식사를 나누던 자리, 담소 속에서 간호사로서의 삶과 그 궤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대표님은 싸이의 이야기라며 ‘3독(毒)’에 대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지독하게 무언가에 중독되면, 고독한 길을 걷게 됩니다.
그때,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오는 거예요.”
그리고 덧붙이셨습니다.
“선생님이 지금, 바로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 말은 어떤 칭찬보다 가슴 깊이 파고들었고, 한편이 울컥해졌습니다.
돌아오는 아침, 책을 읽다 다시 그 감정과 맞닿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구도자는 신을 향해 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를 향해 걷는 사람이지요.
모든 구도자는 고독합니다. 그러나 그 고독은 피동적인 외로움이 아닙니다.
그는 자기가 가는 길에 확신이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 『나를 향해 걷는 열 걸음』, 최진석
돌아보면, 지독하다는 말을 꽤 자주 들어왔습니다. 나를 단련하려면, 쉽게 살 수는 없었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 단련이 습관이 되었고, 습관은 중독이 되었습니다.
대표님이 물으셨습니다.
“작가님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저는 망설임 없이 말했습니다. “강의할 때요.”라고 대답을 했고, 알고 있지만 혹시나 확인 차 한 번 더 물어보시는 거라고 하셨다.
그 말은 이미 제 책 [간호사, 다시 나를 돌보는 시간] 에필로그 속에도 있었습니다.
“조금씩 더 아름다워지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 좋았어요.”
그 중독 덕분에 충분히 고독했습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독했을 뿐,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걷는 길이 맞는 길이라는 확신은 오히려 그 고독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지독함과 고독함 덕분에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기회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지독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걷는 고독은,
삶이 내게 건네는 가장 다정한 위로였다고.
오늘도 그 위로받으며 새롭게 진행하게 된 강의장으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