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었던 마음이, 다시 움직이기까지
성인이 된 이후, 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했었다.
처음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도 포함해서,
희망의 눈빛을 담으며 세상을 살아가려 했다.
하지만 그 반짝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현실이라는 세상과 맞닿으면 닿을수록,
나는 점점 더 지쳐갔다.
“조금 있다가 해야지”, “하루만 미뤄야지”
그렇게 당장 겪어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밀려
자꾸 미뤄버렸던 것들이
결국 내가 반짝이고 싶었던 꿈들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그 사실을 처음 직면했을 때는
내가 내 20대의 마지막 바퀴를 돌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첫 바퀴가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마지막 바퀴를 향해 걷고 있다는 사실이
벅차고 서러웠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그때 나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힘들게 일해왔고, 꾸역꾸역 버텨왔는데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도무지 내가 꿈꿨던 그곳과는 너무 달라 보였다.
그 마음 끝까지 닿았을 때,
무너지듯 모든 게 멈췄다.
달리기만 했던 몸과 마음을,
나는 결국 스스로 멈춰 세웠던 것 같다.
그때, 아주 우연히 한 문장을 들었다.
“그냥 써도 괜찮아.”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정말 괜찮은 걸까?
이렇게 멈춰 있는 나도,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써도 괜찮은 걸까?
그 문장을 스스로에게 몇 번씩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알 수 있었다.
아,
정말 괜찮은 거였구나.
지금 이 순간부터는,
그냥 써도 괜찮은 삶이었구나.
그래서 나는
다시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로 했다.
잘 쓰지 않아도,
꼭 누군가에게 보이지 않아도,
그냥,
사라지기 전에 나를 꺼내어두는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