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ogue (1)
1분 끝을 알리는 타이머 소리가 들렸다.
싯업대에서 정신없이 몸통을 감아대던 나는 몸짓을 멈췄다. 둔탁한 싯업대에서 나와 헝클어진 머리칼과 얼굴을 넘어 목에까지 흐르는 땀의 얼굴로 정수기 앞으로 갔다. 조그만 종이컵에 물을 따라 들이키고 나니
내 앞에는 그가 서있었다.
그는 입을 다문 채 미소 지었다.
하루 종일 학원에 처박혀 있다가 이곳에서 잠시 식히는 중인 내 흑백 머릿속에 다른 색을 주입한 건 그의 뽀얀 피부와 빨간 입술이었다.
모든 피가 입술 아래는 꼭 거쳐가는 듯이 생기 있는 촉촉한 그의 입술을 빤히 바라보았다.
‘ 얘 뭐야 웬 남자애가 입술이 저렇게 빨개,, 틴트 발랐나? 촉촉하네, 만져보고 싶다 …‘
그리곤 말을 뱉었다.
" 틴트 발랐어요?"
" 아니 립밤 바른 거야 "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얌전히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움직였다.
" 발색립밤 "
” 응, 빈지노 립밤 “
” 아 빈지노도 립밤 바르는구나…“
” 으응 “
짧은 대화를 끝으로 쉬는 시간이 끝나고 집합하라는 휘슬 소리가 들렸다.
머리정리도 하고 없어진 입술색도 채워주고 싶었지만 둘 다 하지 못했다.
빈지노 립밤.. 당연히 알지. 하지만 그의 앞에선 모르는 척을 했다. 올리브영 남자코너에서 보고도 살 생각 한번 하지 않았었는데 그날은 그걸 사서 집에 갔다.
촉촉립이 어울리지 않는 나에게 이 발색립밤은 어울릴 리가 없었다. 대충 발라만 본 뒤 책상 위 연필꽂이에 던졌다.
잠들기 전 눈앞에는 촉촉하고 혈기 가득한 그의 빨간 입술이 보였고 피곤한 몸 안에는 무언가가 보태지며 잠들었다. 마스크를 성실하게 쓰고 운동해서 그런가. 숨 막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대학입시를 할 당시에는 코로나였다.)
다음날 거울 앞에서 친구와 양치를 하고 있었다.
“ 야 나 왜 애들이 예쁜 남자 좋아하는지 어제 알았어“
내가 중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연예인이라곤 예쁨과는 거리가 있는 손석구, 이서진 같은 삼촌인지 아저씨들 뿐이었던 걸 알고 있는 친구는 대답했다.
“훌륭한 걸 알았네 근데 갑자기 왜”
”어제저녁에 실기 학원 갔는데 어떤 오빠가 웃었는데 예뻤어“
”갑자기 뭐라는 거야? “
“몰라 나도. 남자가 웬 발색 립밤을 바르고 다녀..”
우리는 거울에서 서로 어이없다는 눈으로 피식하고는 마저 양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