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들의 성지인 미국 요세미티로 등반 원정 떠나는 첫 번째 발걸음 1
미국행 티켓을 끊고, 이제는 더 이상 무를 수 없다! 가보자 요세미티로!
요세미티 등반을 꿈꾸게 된 이유부터 설명해 보자면,
여태까지 태어나서 딱 두 번! 요세미티에 가 본 적이 있다. 그저 여행으로만.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부모님과 오빠)은 요세미티에 가서 등반을 하며 한국 클라이머로써 멋진 기록들을 세우고 오셨다.
부모님은 노즈를 한 번의 인공등반 없이 순수하게 등반으로만 오르셨고,
아버지는 한국인으로서 노즈를 11시간 20분 만에 등반에 성공해 최단 시간 등반 기록을 세웠다.
아버지와 오빠는 프리라이더를 자유등반에 오르는 데 성공하는 등 많은 등반을 통해 다양한 기록을 쌓아왔다.
* 노즈(The Nose)는 엘케피탄(El Capitan)의 대표적인 루트이다.
* 프리라이더(Freerider)는 엘케피탄에 위치한 살라테월(Salathe Wall)의 변형 루트로, 35 피치로 구성된 고난도 루트 중 하나이다.
부모님과 오빠가 모두 요세미티 등반을 다녀와서 해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었으며, 자연스레 나도 그곳에서 등반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꿔왔다. '언젠가는 나도 요세미티에서 등반을 꼭 해봐야지!'
하지만 가족들은 항상 '네가 14 클라이머가 되면 갈 수 있어. 아니면 체력이 엄청 좋거나.'라며 나는 요세미티에서 등반이 쉽지 않을 거라고 강조했다. 그럴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기보다는 '그만큼 요세미티의 벽은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내 마음 한편에 조용히 자리만 잡고 있었을 뿐. 그뿐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요세미티 등반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빠르게 다가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잘 다니던 회사는 재계약 시즌이 되었다.
회사에서 맡은 업무들과 일들은 재미있었으나, 터무니없는 돈과 그에 비해 많이 허비하게 되는 시간들을 생각할 때면 착잡해져 왔다. 이곳에서 승진을 하기도 어려웠고 더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보이질 않았다.
자연스레 나의 향후 진로와 인생 방향성에 대해 다시 설계할 때가 다가왔음을 느꼈고, 이내 나는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퇴사 결심을 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의심 그리고 응원을 받으며 나오게 되었고, 마지막 날까지 쉬지도 못하고 출장을 가는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했다.
퇴사를 하고 미국행 티켓을 끊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자리에서 제안이 왔고 그 외에도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었다.
특히나, 내가 도전해보고 싶었던 일자리는 마침 자리가 비게 되어 제안을 받았고, 미래를 생각했을 때 나의 커리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요세미티도 이번이 아니면 다시 도전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자리를 거절하고 요세미티를 택했다.
'꼭 좋은 제안들을 항상 동시에 오는 것인지!!!'
나는 요세미티 등반 동안에 어려운 코스들을 도전해 위대한 기록을 세우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요세미티에 있는 다양한 바위들과 코스들을 경험하며 내가 느껴보지 못한 한계에 부딪혀 도전해보고 싶은 갈망이 컸다. 그리고 무언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지금이라면, 요세미티를 도전해 보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일자리 거절에 대한 아쉬움이 컸지만, 나로선 요세미티가 더 큰 경험과 시도를 안겨줄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저 거기서 등반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나는 큰 설렘을 느꼈다.
요세미티를 가겠다는 결심을 했으니 등반 훈련뿐만 아니라 준비해야 할 것들도 태산이었다.
현재 내 상태는
(1) 인생 최대 몸무게 달성, (2) 엄청난 체력 저하로 만싱창이 된 신체, (3) 5.10도 수월하게 하지 못하는 못난 등반 실력을 갖추었다. 착잡한 마음으로 먹먹해져 왔다.
남은 기간은 단 3개월뿐이었다.
남들은 요세미티 등반을 위해 몇 년을 걸쳐 준비한다던데, 나는 3개월 안에 몸을 만들고 등반 실력을 키워야만 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든든한 지원군인 아버지에게 전적으로 훈련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아버지도 요세미티를 위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나와 함께 열심히 훈련에 도입했다.
요세미티에서 한국 클라이머로써 엄청난 기록을 세웠던 아버지가 든든한 백(?)이니 안심이 되었다.
나는 아버지가 있었기에 훈련 준비도 수월했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고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지 막연한, 요세미티 등반을 꿈꾸는 클라이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기록으로 남겨보았다.
내 훈련이 정답은 아니지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라본다.
요세미티 별 거 있어! 가보자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