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담 Aug 17. 2022

Clean Up

또 시작! On

#1, 업무를 정리하다.

 사실 억지로 붙이긴 한 표현이지만, 이것도 엄연한 정리는 맞는 거 같다고 우겨 본다.

8월 시작하면서부터 꽤나 시끄러웠던 업무 이슈가 이제 정리되어 간다. 남들이 볼 땐 "그거 그냥 기존에 되어 있던 거 대충 고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는 이슈이지만, 예전에 되어 있던 것들을 분석하고, 테스트하여 내부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내부를 뜯는 일이므로, 새로 들어올 데이터들에 대한 정합성과, 새 식구가 될 API들에 대한 지속적 체크가 이루어져야만 완벽한 프로덕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95프로는 내 힘으로 해 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나머지 5퍼센트는 내일 해결해 주신 분의 소중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하였으므로, 향후 비슷한 문제 해결상황 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이와 관련되어서도 꽤나 생각이 많았던 요 며칠이었다. 친한 동료 선배가 "야 너 나랑 일하나 같이하자"라고 할 때 그분의 의중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나는 꽤나 진심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그저 "Leader"라는 명목 하에 남들을 시키고 결과물만 잘 나오게 하는 겉멋만 무지하게 들어 있다고 스스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직접 개발하는 게 좋다. 

물론 프로로서 회사에서 어떤 일을 주어도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적으로 주어진 일에 대해 거절하지 않는다. 매니저면 매니저, 개발자면 개발자, 기타 다른 역할들을 수행하며 회사 내에서 "필요한 동료"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문득문득 요새 드는 생각은, '겉멋만' 너무나도 든 평범한 관리자 트랙을 타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나 스스로의 의견을 묻고 그에 대한 방향성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2, SNS를 정리했다.

 인스타 그램을 모두 정리했다. 

 뭐 솔직히 찾아오는 이가 많이 줄어 자존심이 상해 정리한 게 맞다. 주된 요인은 내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노출'이 안돼 게시글에 역동성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요새는 정말 취미로 사진기를 들고 어딘가에 잘 나가지 않게 되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싸움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인스타 팔로워가 줄면서 흥미가 떨어진 것도 맞는 거 같고, 거의 매주 주말마다 웨딩 알바를 나가니, 소위 말하는 '풀떼기'사진들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맞는 거 같다. 어떤 이유든 간에 '취미 사진'영역이 나에게서 줄어든 것은 맞다.


 그렇다고 영원히 SNS를 끊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마 어느 적당한 시점이 오면, 새로운 계정의 방향성(그래 봤자 골목, 풀떼기겠지..)을 정하고, 신규 오픈(?)을 할 생각에 있다. 


 그렇지만 SNS를 안 하게 된 지금 시점에서, 느낀 것은 핸드폰이 매우 차가워(?) 졌다는 점과 함께, 주기적으로 핸드폰 알람을 체크하던 나의 버릇이 점차 무뎌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피드 게시의 대한 의무감과 반응에 대한 예측 업무가 머릿속에서 사라지며 꽤 맑은 정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긍정적인 일인 거 같다. 앞으로 좀 더 지켜보면서 디지털 디톡스를 이어 나가볼 생각이다.


#3, 관계를 정리.. 할 수도 있다.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위에 SNS와 마찬가지다. 내가 느끼기에는 그저 어떠한 특정 단톡방은 나에게 '팝콘'같은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느낌이다. 물론, 이제는 학창 시절이나, 사회 초년생처럼 사회 활동이 활발한 나이대가 나는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오프라인으로 만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정신적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즉 지금 나이대에서 '팝콘 각' 단톡방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축복이라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 

회사에서는 '돈'을 주니, 어쩔 수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오력'할 뿐이다. 어느 누구와 있어도 에너지를 쉽게 뺏긴다. 그래서일까, 어려서부터 이어온 소중한 관계라 할지라도, 사실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별로 거리낌이 없이 관계를 정리하는데 큰 어려움을 갖지 않았다. 관계를 정리하면 잠깐은 힘이 들지만, 나중에는 그다지 크게 기억이 나질 않으니, 소질에 맞는다고나 할까...?


 어쩌겠는가, 내가 이리 태어난 것을. 신경 쓰고 머리 아픈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내 탓이 크다.

굳이 내가 도움이 되지 않을 관계에 큰 에너지를 쏟으며, 다른 사람들의 대화에 맞춰가는 것도 나이들 수록 점점 지쳐만 간다. 


 '범죄만 아니면, 내가 결정한 거, 내가 책임지면 되지.'

매거진의 이전글 안 했으면 몰랐을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