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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Aug 23. 2022

인스타 그램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SNS, 이 녀석 독종이네...

지난 기고 문(Clean Up (brunch.co.kr)) 에서, 나는 인스타 그램과의 이별을 선언 한 바 있다.

아직 일주일이 채 지나지는 않았지만, 이 행동으로 인한 나의 변화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가족과의 시간이 많아졌다.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에 떠 있던 알림은 이제 사라졌다. 그로 인해 나의 두뇌의 '여유 공간'이 생길 수 있었고, 이는 그간 소홀(?) 했던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할애할 수가 있게 되었다.

 퇴근해서도 사실 그 몇 명 되지도 않던 팔로워 관리한다고 좋아요 반사하고 다닌다고, 아이들이 보드 게임하는데도 참여를 잘하지 않았었다. '주말 1일은 나도 온전히 아이들을 보니까... 주중에는 좀 놀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었다. 사실 소박 안 맞은 게 다행 일정도...


 이제는 회사에서 돌와와도, 인스타그램이 사라지니 많은 시간이 남게 되어 자연스레 '심심해졌다' 

놀잇감을 찾아서 아이들과도 함께 어울리고, 와이프 하고도 조금 더 대화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 및 정신적 여유를 함께 확보한 거 같아 마음에 든다. 

 


#2 업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 동료들이 이 글을 보면 비웃을 수도 있겠다. 

사실 업무시간에 내가 하는 딴짓이란 그저 인스타그램과 별 의미 없는 무수히 많은 기삿글들이 쏟아지던 카톡방에서의 챗이었는데, 이 두 개가 모두 날아가 버리면서, 업무시간에는 그야말로 '업무만 남게 되었다.'


 업무시간에 업무만 하니까, 일이 더 금방 끝나버려서, 집에 더 빨리 가게 된다.

그러면 #1에서 이야기한 대로, 가족들과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할 수가 있기에,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업무시간에 일만 하냐고? 그렇진 않지만... 딱히 회사 컴퓨터에서 인터넷 기사도 잘 읽어보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게다가 내가 유일하게 자주 들락거리는 SLR클럽은 사내망에서 막혀있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다. 이래저래 업무밖에는 할 수가 없는 환경이긴 한 거 같다.


#3 핸드폰 배터리가 오래가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갤럭시에서 요번 주 이런 알람을 받았다. "고객님께서는 지난주 보다 6시간 32분을 덜 사용하셨어요!"라고 말이다.

 드디어 해낸 것인가, 맨날 핸드폰 배터리가 금방 바닥나서 항상 수액 맞듯 충전기 꽂을 자리부터 찾던 나에게, 인스타그램을 끊은 이후는 하루를 들고 다녀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는 기적을 창출해 내고 있다.


 사실 나도 무늬는 IT인인지라, 메커니즘을 조금은 아는데, 휴대폰은 항상 외부의 연결된 Push 서버와의 소켓을 listen을 하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이게 어마어마한 배터리를 잡아먹을 것은 자명하다. 

 인스타 그램을 끊으면서 사실 이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곁다리로 나에게 온 선물은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고 인스타그램이 생각이 안나는 것은 절대 아니다.

10월 8일, 친구 결혼식 이후 대구에서 꼭 실제로 만나보기로 했던 제이크 님도 생각나고, 언제나 킹왕짱 댓글을 달아주시던 라헬 님도 많이 생각난다. 그런 분들 한 분 한 분 인사드리지 못하고 폭파해서 그 부분은 정말 아쉽다. 

 아울러, 사진을 많이 찍어도, 올릴만한 마땅한 창구가 없다. 

지금은 아쉬운 대로 네이버 소니 미러리스 클럽 카페에 피드를 하고 있지만, '연예인 병'에 걸릴 만큼 하트로 푸시 알림을 받아봤던 나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인스타 그램은 다시 안 할 생각이다.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또 적응해 살 것이고, 지금처럼 SNS를 포함한 모든 관계에 대해 'Loose Coupling'이 된 현재가 마음에 든다. 가상 사이버 세계에 푹 빠졌던 나의 과거는 잊고, 현실세계에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실제 관계를 이어 나가며 SNS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오늘 퇴근길에 찍은 사진들.... 올릴 곳이 없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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