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담 Oct 21. 2021

관종들의 전성시대

내 이야기를 들어줘

 나는 2019년 부터 SNS인 인스타그램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해당 서비스도 페이스북 처럼 '지인'기반의 네트워크인줄 알았다.

"잘지내지? 페이스북으로 네 소식 잘 듣고 있어" "어! 응응 나도 그래" 하던시기가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다.

조금만 더 과거로 돌아가보면 나의 대학시절에는 싸이월드라는 SNS 서비스가 있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버디버디, 지니등과 같은 메신져, 그리구 학교기반의 소셜미디어인 다모임등의 서비스가 있었다.


 인스타그램은 조금 달랐다. '관계'기반이 아닌 '취향'기반의 SNS였고, 나는 처음에는 전혀 이해가 가지않았다.

'모르는 사람과 1촌이라니?' 게다가 추천을 받거나 아니면 팔로우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예전 SNS처럼 한다리 혹은 두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등의 관계가 전혀 아니였다.말 그대로 생면 부지의 사람들이였던 것이다.


 어려서부터 사실 나는 이른바 '관종' 이였던것 같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중심부에 서고 싶어했고, 친구들이 나를 많이 불러주면 그것이 참 기분 좋은 일이였던거 같다. 그러나 어려서는 특유의 공격적 기질이 다분하여 많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어울렸던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관심은 늘 받고싶었고 관심이 고팠던 사람이였다.


 기회는 찾아왔다. 인스타 그램을 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진찍기'로 나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해 아는 사람들이 주로 관계가되어있는 계정으로 활동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내 게시물에 옛다 관심 하며 하트를 눌러주는건 아닐까?' 그래서 전혀 현재 아는 사람들과 무관한 사진 계정으로 한번 도전해 보자고 생각했다. 운이좋아 그 계정에 팔로우가 많아지면서 나 또한 연예인이 된것 처럼 우쭐해졌던 적도 있다. 주로 밤에 글을 올리는데, 새벽이되어 000개의 하트를 받았다는 노티를 보면 정말 기분좋아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히 좋았던 계정이고, 과분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던 계정이지만, 나는 그 계정을 없애기로 결심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팔로우수에 비해 좋아요가 안나와 조바심을 내며 사진을 셀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2.팔로잉 수도 함께 많아져서 내가 챙겨야 할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는 거의 로봇처럼 좋아요랑 댓글을 다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내 게시글에 반응이 없을때 허탈감이 너무나도 컸다.


이런 이유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금의 계정을 만들기에 이르렀지만, 내가 생각했던 만큼의 반응은 아직 없다. 솔직히 관심이 고픈 나로서는 아쉬움이 현재로서는 더 크다. 팔로잉수를 조절하며 그대로 끌구 갈껄 하는 '본전생각'이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위에 잘 나가던 계정을 없앤 이유와 동일하게, 내가 챙겨야 할 사람이 줄어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계정을 새로만들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던 '내가 원하는 만큼의 포스팅'은 결국 허락되지 않았다.


 결국 현재도 이전처럼 야금야금 팔로우수를 늘리기 위해 다른 계정에 방문하여 좋아요 폭탄+팔로우를 걸고 맞팔을 사실상 강요하는 행동들도 하고 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현재 계정 초창기 정책에 비해, 지금은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DM을 하며 교류를 하고, 힘도 얻고 있어 나름 만족감이 큰 상태이다.


 한가지 아쉬운건, 컨텐츠 자체가 워낙 좋아 사람들이 따르는 그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으나, 대부분의 경우 나의 사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가 매우 아쉬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위에서 '대부분의 경우'라고 언급 했듯, 나의 사진 컨텐츠를 매우 좋아해 주고 있는 랜선 친구들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으며 그들로부터 받는 응원과 힘이 나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사진 포스팅을 올리고, 꾸준히 늘 소통해주는 '인친'들이 어느샌가 나의 삶의 큰 기둥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놀랍고 또 즐겁다.


"진짜 만나야만 친구일까? 언제나 서로 좋은 기운을 주는 온라인 친구들도 좋은 친구다."

매거진의 이전글 개인화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