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일반화 (性急한 一般化, 영어: hasty generalization) 또는 부당한 일반화의 오류 (不當한 一般化의 誤謬)란 몇 개의 사례나 경험으로 전체 또는 전체의 속성을 단정 짓고 판단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류이다. 불확실한 증거를 기반으로 둔 귀납적 일반화에 도달하는데 귀납적 오류의 논리적 오류를 일컫는 말이다. -<위키피디아>
"걔는 기회를 줘도 못하는 애야"
5년 전,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은 상사 A가 나랑 티타임 간 나누었던 이야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회사에 들어왔던 B 주임에 대한 험담이었다. 대화의 콘텐츠는 매우 뻔하다. 일을 시켰는데 절박함이 없다는 둥, 피드백을 빨리 안 준다는 둥, 무슨 생각을 갖고 회사에 오는지 모르겠다는 둥... 그러면서 '고졸사원'이라는 이유로 험담을 이어갔다. "이래서 고졸은 뽑으면 안 돼, 뽑아봤자 일에 대해 절박함 자체가 없어. 책임감도 없고 쯧."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실질적 고과권자인 A에게 무슨 수로 대든단 말인가, 게다가 방어를 해 주고 싶어도 B주임과 업무를 통해 공유한 평판 백데이터도 전무했다.
"딱히 다를 거 없는데..."
선입견이 정말 무섭다. 그 이후 B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조금 냉랭해졌다. '쟤는 이래서 못하나?' 하는 생각들을 은연중에 갖게 되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업무 co-work를 하다 보니, 내 기대보다 괜찮은 결과물을 가져오던 B를 보며 내가 느꼈던 생각은, 아직 어려서 그렇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스무 살 때 아르바이트를 해도 실수를 많이 할뿐더러, 그 나이에 업무 오너쉽이 생기기도 사실 어렵다. 누가 미쳤다고 아르바이트 자리, 혹은 내가 갈 길인지도 모르는 업무 환경에서 전력을 다할 생각을 하겠는가? 보통 우리네 삶은 본인이 특별히 '좋아하는 일' 이 없는 한, 스무 살 전까지 모두가 똑같은 교과서를 보고, 똑같은 시험을 봐야만 한다. 그렇게 멋모르고 스무 살이 되었고, 자기가 판단 컨데 취업이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입사를 했을 뿐이겠지. 그런 생각을 갖고 천천히 알려주고, 반복해서 설명해 주니 B는 고맙게도 내 기대보다 잘 따라와 줬던 기억이 난다. (사실 큰 업무를 주진 않았다.)
"자취를 감춘 고졸사원"
한때는 고졸사원을 많이 뽑으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던 모양이다. 나름 붐이 일었었다. 그래서 각 부서별로 몇 명씩 고졸 사원들이 충원이 되곤 하였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금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 그 당시 입사 후 남아있던 고졸 사원들이 많지 않다. 퇴사나 학업을 선택한 경우를 왕왕 듣곤 했다. 회사에서도 더 이상의 상부의 푸시가 없는지, 적극적으로 고졸사원을 뽑지 않는다. (물론 신입도 안 뽑는다. 해당 콘텐츠는 향후 '고령화 사회'라는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그래서, 이러한 채용 기피 현상이 상사 A가 말한 대로 고졸사원들이 '절박함' 이 없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나? 생각 들다 싶다가도, '필드에서 잘 적응하고 인정받아가는 다른 사원들도 매우 많다.'며 두 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에 공존한다.
"아깝다, 시간과 돈"
나는 나의 동료들에게 '내가 대학을 안 갔다면'이라는 주제로 나의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시간이 아깝다. 돈이 아깝다'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 회사를 '고졸'로 입사했다면, 필드에서 배우는 다양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더욱더 값진 경험을 남들보다 쌓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나같이 '공부' 하는 게 싫고, '일'을 통해 나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졸 취업 옵션은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대학에 들어가는 사회비용이 정말 만만치가 않다고 생각한다. 등록금과 졸업을 위한 시간, 4년 플러스알파는 '덤'이고, 12년, 혹은 그 이상 수능이라는 시험을 위해 모두가 같은 것을 배우고 암기하고, 그 결과로 개개인을 줄 세우는 비용은 정말 커다란 액수라 생각한다. 힘겹게 대학을 가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전공 인지 알 길이 없이 해당 전공 기반으로 취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앞으로 필드에 가서 할 업무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너무 나도 아까운 기회비용을 날린다고 생각한다.
"교과서도, 선생님도, 부모도 알려주지 않는 그것"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저 '대학만 가면, 취업만 하면' 길이 열리겠지 라고 생각할 젊은 친구들이 많을 것이고 나 또한 그랬었다. 아울러 '좋은 간판'을 갖지 못하면 취업 시장에서 냉정히 불리함을 안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도 한몫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기업의 크기 및 안정성을 떠나 어느 곳이든 취업을 하더라도, 그곳에서 조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사람은 매우 드문 게 현실이다.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니, 결혼을 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등등의 이유로 하루하루 연명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결국 정규 교과과정 12년 + 대학 졸업 및 취업준비와 군 복무 등 8년, 총 20년을 시간과 돈을 들여 회사에 입사를 해도, '나랑 맞지 않는 곳'이라는 허탈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나 또한 10년이 넘게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내가 회사 관련된 일 중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그저 일이 주어지니 그걸 해낼 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방향 설정만 제대로 되어도 곧 다 따라갈 수 있다. 여기에 더 시간을 써야만 한다.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사회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소위 말해 명문대를 이미 나온 상사 A와 같은 경우, 이미 머릿속에 편견을 갖고 주변에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내가 B를 실드 치지 못했던 것처럼 우수 표본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다. 비주류로서의 핸디캡이 분명 존재할 테지만, 고졸 사원들도 기회를 발휘해서 타인들의 존경을 받는 표본이 늘어나야 가능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출신의 다양성 측면에서 사회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으로 '현재 다니는 회사의 구성원의 분포도도 조금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는다.
앞서 언급했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개인의 능력치를 사회에서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직업 탐색과 그 선택에 대한 교육 기회 보장을 통해, 아깝게 새고 있는 사회적 비용을 줄여,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목표를 갖고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다양하고 역동적인 우리 사회가 되어가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