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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Dec 22. 2021

교토삼굴

내가 토끼인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가 마무리되어 간다. 사람이 기대를 하면 안 되는데, 했던바가 스스로 커서 그런가, 기대치가 높았나 보다. 올 한 해는 정말 많은 사연이 있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내가 하던 프로젝트는 남.. 기로 생각했었다.(어제까지의 버전) 언제나 미스매치 (brunch.co.kr) 글을 참고해 보면, 히스토리를 알 수가 있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원하던 결과는 분명 아니었지만, 그간의 오해가 풀렸고, 나 스스로도 '떠돌이 역마살' 프레임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어제오늘, 오랜만에 잠도 잘 잤고 머릿속에 피로감도 덜했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회사 주변 장미아파트를 흥얼거리며 산책 후 사무실로 돌아오던 찰나,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OOO 그룹장님" 나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나, 내가 챙겨야 할 사람만 핸드폰에 번호를 저장한다. '그룹장님이 어쩐 일이시지?' 이 글에선 편의상 A님이라 부르겠다. A님은 나를 많이 아껴주셨다. 내가 어려울 때 정신적으로 큰 지지를 해주셨고, 회사 생활 잘할 수 있게 멘토 역할을 해주시던 선배셨다. 조직개편이 나서 다른 곳으로 간 건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막은 몰랐다. 공손하게 전화를 받아 들었다.


 "네, 그룹장님,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 프로, 잘 지내지? 뭐 거두절미하고, 나랑 같이 일하지 않을래?"

 A님은 조직개편으로 다른 신생팀을 만들며 그룹원들을 모으는 중이라 하신다. 그중에서도 내 태도를 좋게 보셔서 데리고 가시려나 보다. 우선 그 자리에서 답을 바로 드릴 수 없기에 고민 후 말씀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스카우트 제의'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좋았다. 나에 대해 좋게 봐주시던 분이,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 말씀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개발 업무와 다르게, 직원 '양성과정'을 담당해야 하므로 내가 가야 할 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래서 오후에는 일이 잘 안 되어 주변 친구나 선배들에게 계속 이 문제로 상의를 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아직도 사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어떠한 선택이든, 곧 내가 선택한 길로 다시 나아갈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지만, 만만치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과연 어떤 게 후회를 조금이나마 덜하고, 스스로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선택이 될지, 아직 나 자신도 감을 못 잡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려울 때 나의 손을 잡아주시던 그분의 인자함에 대한 고마움이 잊히지 않고 보은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더 드는 거 같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힘들겠지만, '내가 선택' 하며 회사생활을 할 수 있게 할 터이다. 누군가 가라면 가고, 나가라면 나가는 인생보다,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를 조금이나마 원하는 곳을 내가 선택하여 가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해볼 생각이다. 물론 에너지가 떨어지면 그마저도 어렵겠지만 말이다. 

들어가야 하느냐 아니냐, 항상 모든 것은 선택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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