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라. 네가 한번 대답해 볼래?"
메리컨 프리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를 때면 어깨를 흠칫 떨곤 한다. 다행히 오늘 불린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아도라의 얼굴을 힐끗 살폈다.
아도라는 마치 끔찍인 벌칙이라도 받는 냥 미적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에는 하기 싫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여기서 X의 값은 무엇일까?"
문득 지난번 유도의 답변이 떠올랐다.
'음.. 3번인가요? 아아 죄송해요. 제가 이문제의 답을 미처 못 외워서..'
그날 장난스러운 유도의 태도에 아이들은 하나같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틀렸다."
'어라? 틀렸다고? 분명 답지에 나온 답과, 아도라의 답변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런데 틀렸다고?'
"그래. 틀렸다. 너희는 완전히 전부 틀렸어."
선생님이 칠판을 지우며 말했다. 깨끗해진 칠판에 엑스 자를 떡하니 그려 보였다.
아도라는 말문이 막힌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이건 말도 안 된다. 아도라의 답이 정답이 아니라면 데체 무엇이 정답이겠는가? 아도라의 답변은 실로 그럴듯한 정답이었다.
"하지만 그건.... 답지에 나온 답과 다른걸요!"
유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마치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답지에 나온 답이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있니?"
"그럼, 답지가 정답을 알려주는 곳이 아니면 뭡니까?!"
"그래, 네가 말한 이 문제의 정답이 확실하진 않은 것 같구나. 데체 어디에 정답이 적혀있지? 몇 페이지에?"
"수학교재 맨 뒤편 159페이지에 말이에요..!"
그는 다소 답답한 표정으로 정답 페이지를 가리켰다.
선생님은 곧장 차가운 얼굴로 쏘아붙혔다.
"틀렸다. 너희 공식은 전부 틀렸어. 문제는 직접 풀어보지 않으면 정답을 알 수 없어. 아마 오늘 낸 문제의 정답을 평생 풀지 못할 수도 있겠지."
종이 울리고, 메리컨 프리 선생님이 반을 나가자마자 나를 포함한 우리 빈 아이들은 하나 둘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그중 평소 수다쟁이로 소문난 프랑스턴의 가설이 이어졌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만년 수학 꼴찌인 우리 반에게 더 이상 수학을 가르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 행동의 이유라는 것이었다.
그 가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실처럼 굳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