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죽음 끝에 이르러 미샤 화이트는 결심했다 번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레이몬드 어투렛 백작 그를 없애야겠다고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그는 이용가치가 있다 그의 목숨을 노리던 날들에 이상함을 느낀 건 그가 매일 나오던 테라스에 오지 않았던 날이었다 그날뿐만 아니라 그 뒤로도 매일매일 그는 오지 않았다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그는 저택에서 잘 살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 미샤 화이트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침 정부에서는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불러내었다 그래 이상한 건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레이몬드 백작 그 옆에서 자신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던 그의 절친 필립 공이 계획에 동참하겠답시고 나선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샤 화이트는 그가 작전에 방해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진지하게 작전에 동참했다 그러나 그가 죽은 뒤에도 시간은 돌아갔다
다만 예상 못했던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레이몬드 어투렛 백작. 그가 이 작전을 모두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보다 앞서 진실에 도착한 미샤 화이트는 레이몬드 백작을 깨워야 했다 그녀가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는 기억해내야 했다 어째서 기억을 잃어버렸는지 그는 기억해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충격을 주어야만 했다 총 같은 걸로 하지만 마취탄을 넣어 잠만 들도록 만들었다
그가 모든 기억을 가지고 원작대로 진행되 이야기가 마무리되어야만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이런, ”
“놓쳤습니다”
대신관이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방법이 있는가?”
왕의 말에 무엇이라도 방법을 떠올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대신관은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력을 사용해 최대한 찾아보겠습니다”
“서두르도록해라 한번 놓쳤으니 놈은 더 강하게 저항할 테니 말이다”
“예”
대 마법사 이그리트를 잡는 일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이그리트가 1급 괴수들을 불러내기 전까지는 그나마 순조로운 일이었지만 괴수들을 불러낸 이후 차원을 넘어온 마력이 비슷해 도저히 찾기가 어려웠다 남다른 능력을 지닌 레이몬드 백작의 덕택에 괴수의 수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남은 수가 꽤 되었기 때문이다
레이몬드 백작 그와 완전히 똑닯은 모형이 사람처럼 움직이다 두 눈이 떠진다 이윽고 주황빛 광채가 두 눈에서 뿜어져 나 오서니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그런 뒤에 완전한 인간의 눈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검은 머리칼에 짙은 눈썹을 가진 인상의 남자가 그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지?”
“저는 레이몬드 어투렛, 샤를로트 공녀를 사랑하고 있죠”
기계적인 대답이 흘러나온다
질문을 마친 남자가 이번에는 저를 향해 묻는다
“그럼 나는 누구지?”
“모르겠습니다”
즉각으로 나온 반응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남자는 회심의 미소를 띠었다
“좋다 진짜를 죽여라 그리고 그가 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