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뼈는 성장할 수 있는가.
영상 보러가기 : https://www.youtube.com/watch?v=h_pNxt7d6ng&t=166s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제이고, 굉장히 핫한 내용이지 않을까 해서 주제로 삼아 보았습니다.
신쌤 같은 헬창들은 본인 어깨의 과거와 현재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체 프레임(어깨 포함)은 운동으로 넓어진다'가 맞다고 당연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며, 수쌤 같은 헬린이들은 자신의 넓은 프레임(어깨와 등)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저 내용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자포자기하며 운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겠죠.
과연 운동으로 어깨는 넓어질 수 있는가, 물론 당연히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근육 부피가 늘어나고 몸무게가 불어나면 당연히 커지는 것은 상식이죠. 다만 저희는 이제 그 한계치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에 고민을 했고, 과연 선천적인 영향을 벗어나 어깨가 커질 수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헬스를 10년 넘게 주구장창 해온 신쌤은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운동보단 이론 중심적인 수쌤은 힘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여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만약 뼈가 길어진다? 이게 맞다면 수쌤은 바로 달려가서 지금의 두배는 운동할 기세였음.)
먼저 "어깨"라고 불리는 것의 명확한 정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요즘엔 "어깨" 보다는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frame 은 영어로 "골격"을 뜻하는 말로, 클래식 보디빌딩에서 중요한 심미적 요소로 다뤄지는 "X frame"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광배와 어깨, 상대적으로 가는 허리, 그리고 우람한 대퇴부가 연상케 하는 모래시계 모양이 영문자 X자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피지크 종목의 심미안인 "V-taper" 역시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프레임"이 넓어진다는 것은
어깨의 너비가 넓어지거나, 광배의 너비가 넓어지거나 아니면 둘 다에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제 상부 프레임의 해부학적 골격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어깨와 상부 광배를 구성하는 뼈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갈비뼈와 흉골, 그리고 흉골과 연결되어있는 쇄골(clavicle) 그리고 쇄골과 연결되어있는 견갑골(scapula)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특이한 점은 견갑골과 갈비뼈는 직접적인 관절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진은 뼈를 왼쪽 바깥에서 안쪽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즉 근육과 결합조직으로 연결되어 허공에 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되는 구조로, 그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로워 학계에서도 요즘 관심이 많은 주제 중 하나입니다.
즉 이 골격의 구조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의 둘 중 하나 또는 둘 모두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이번 시간엔 1. 뼈 자체의 길이가 늘어난다. 의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번, 쇄골의 길이나 견갑골의 길이가 늘어날 수 있다에 대한
신쌤의 생각은 "성인의 뼈도 반복적인 자극에 노출되면 변형이 일어난다"라는 사실에서 시작했습니다. '볼프의 법칙(wolff's law)' 즉, '건강한 사람이나 동물의 뼈는 가해지는 부담이나 충격에 따라 변형된다 '라는 이야기는 모든 정형외과 의사가 알고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실제로 성인의 뼈도 소아의 뼈와는 차이가 있지만 반복적인 자극에 노출되면 그에 상응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형이 일어나며, 키 크는 수술로 알려진 "ilizarov femur lengthening" 도 아주 조금씩 뼈를 늘려가면 뼈가 자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쇄골과 견갑골은 둘 다 "편평골"로 성장기가 끝나면 길이가 변화하지 않는 "장골"과는 다르게 1. 외부 자극뿐 아니라 2.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도 자랄 수 도 있지 않을까라는 뇌피셜을 주장했습니다.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만큼 성장호르몬이나 동화작용 호르몬이 운동 전후로 꾸준히 분비되기 때문이죠.
수쌤의 생각은 "성장판이 닫힌 뼈는 자라지 않는다"에 기인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늘어나는 것을 응원하고는 있지만...)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서 성장호르몬과 동화작용 호르몬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는 뼈의 길이 성장보다는 내부의 변화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고 이는 편평골에 해당하는 쇄골이나 견갑골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운동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뼈 길이 차이를 찾아본 논문을 찾아봤는데, 견갑골과 관련된 논문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 측정방법이 애매하거나 X-ray 등의 장비를 이용해서 촬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일 거라고 추측됩니다.
쇄골과 어깨 너비 등으로 찾아본 끝에 (거의 3일을 찾아보았습니다만... 하나 정도만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12년에 유럽에서 발간된 논문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과 스포츠 재단 소속 "탑"급 운동선수 간 상체의 길이와 너비 등을 측정해서 비교한 논문이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1. 어깨뼈에서 어깨뼈 사이 거리, 2. 어깨 근육에서 어깨 근육 끝까지 사이의 거리, 3. 흉통의 너비를 비교했는데, 결과적으로 2. 어깨 근육과 어깨 근육 사이의 거리(약 10-14cm)와 3. 흉통의 너비(약 7cm)는 운동선수가 더 넓었으나,
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있더라도 1cm 정도의 차이만 확인되었습니다. 즉
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14cm에 달하는 어깨 넓이의 차이가 삼각근의 근육의 부피로만 이루어졌으며, 안타깝게도 근육이 한계치까지 성장했다면 그 이상의 프레임의 성장 가능성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난 셈입니다.
또 다른 논문에선 쇄골의 길이는 1. 성별, 2. 키, 3. 나이 로 인한 차이 외에는 특출 나게 뛰어나거나 작은 개인을 제외하고(표준편차가 작음) 거의 차이가 없다는 내용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인종에 따른 차이도 없었지요.
앞서 신쌤이 주장한 "호르몬의 변화로 뼈가 자랄 수도 있다"와 관련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지금 다루면 너무 길이가 길어질 것 같아서 짧게만 다루겠습니다.) 수쌤의 말 대로 성인에서는 성장호르몬은 신체 말단부의 뼈(손, 발, 얼굴뼈)의 성장에만 영향을 미치고, 일반적으로는 뼈 내부의 변화만을 만든다 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성장호르몬 과다로 인한 질환인 말단 비대증(Acromegaly)에서 어깨 너비의 변화는 없다는 점에서 이것이 증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결론은
운동으로는 어깨뼈의 실제 길이를 늘릴 수 없다
가 저희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근육의 크기만으로 운동을 안 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오늘도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 라도 열심히 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도 변하는 건 없었네요ㅎㅎ
추가로 궁금해서 어깨 너비가 넓기로 유명한 수영선수의 어깨 넓이에 대한 문헌이나 논문을 찾아봤지만, 수영선수와 일반인의 어깨 너비 등을 비교한 논문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은퇴한 엘리트 수영선수의 고질적인 만성 자세 변형이 "흉추의 전만"과 "넓고 유연한 광배", "라운드 숄더"라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이런 자세는 피지크에서 상체 프레임이 넓어 보이기 위한 "라인업"이라고 부르는 자세와 비슷하기 때문에 실제 뼈의 길이는 비슷하지만 보기에 어깨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쇄골의 길이가 보통 사람보다 긴 "개인차"를 가진 사람들이 수영이라는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 연구해서 논문으로 써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을 해도 선천적으로 좁은 내 어깨가 넓어지지 않는다고?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봐 말씀드리면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다음 시간에는 프레임의 또 다른 축인 광배와 견갑골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안녕!
Rios CG, Arciero RA, Mazzocca AD. Anatomy of the clavicle and coracoid process for reconstruction of the coracoclavicular ligaments. Am J Sports Med. 2007 May;35(5):811-7. doi: 10.1177/0363546506297536. Epub 2007 Feb 9. PMID: 17293463.
Stefanović, Natalija & Ćirić, Ivana & Pavlović, Snežana & Kundalić, Braca & Bubanj, Saša & Petkovic, Emilija & Puletić, Miloš & Antić, Vlada. (2012). Evaluation of Some Anatomical and Anthropometric Characteristics of the Chest Based on the Analysis of Digital Images of the Anterior Aspect of Trunk in Top Athletes. Acta Facultatis Medicae Naissensis. 29. 10.2478/v10283-012-0007-5.
McGraw MA, Mehlman CT, Lindsell CJ, Kirby CL. Postnatal growth of the clavicle: birth to 18 years of age. J Pediatr Orthop. 2009 Dec;29(8):937-43. doi: 10.1097/BPO.0b013e3181c11992. PMID: 19934713; PMCID: PMC2806601.
Granner DK. Pituitary and hypothalamic hormones. In: Murray RK, Granner DK, Mayes PA, et al., editors. Harper’s Biochemistry. 25th ed. Stamford (CT): Appleton and Lang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