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만들어 낸 앙숙관계
371전 251승 120패 50년동안 조훈현과 서봉수의 대전기록입니다.
바둑 역사상 이렇게 많이 싸운 기사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거구요.
추석연휴를 맞아 전자랜드배 라이벌대전이 열렸습니다. 대국시간이 각자 30분이니 이제 고희를 앞 둔 두 노기사에겐 너무 적은 생각시간이겠지요. 그래서인지 바둑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습니다. 마지막 실수를 범한 서봉수 9단이 1집반을 패했습니다.
50년 전 두 기사는 날을 세워가며 종로 관철동 한국기원에서 날을 세워가며 지금 돈 1만원짜리 연습바둑을 두며 실력을 서로 키워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은 흥행을 위해 두 기사를 앙숙으로 표현하며 갈라치기를 했고 상대를 깍아내리는 인터뷰를 강요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상사람들은 두 대기사의 속마음을 모른체 그냥 사이가 나쁜가 보다 하게 된거죠.
너무 많은 승부를 하다보니 상대의 마음을 이미 시합을 통해 다 전달 받은 상황에서 복기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도 세상은 사이가 나쁘니까 복기도 안하네가 되어 버렸고. 사교성 많은 조훈현9단과 달리 낯을 가리는 서봉수9단이 행사 장소에서 서로 같이 좌석하면 어색한 분위기가 나오는 걸 보고도 사이가 나빠서라고 얘기했습니다.
서봉수9단은 사석에서 조훈현은 나의 바둑 스승이다. 라이벌이 아닌 난 그저 샌드백이었다 라고 했고.
조훈현9단은 나의 라이벌은 서봉수가 아니었지만 항상 만만치 않았다 라고 했습니다.
언론이 만들어 낸 가짜 앙숙관계 조서 50년전쟁을 5년만에 보게 된 점 추석을 맞아 참 좋았습니다.
9월19일 조서대결 라이브 영상입니다 -) https://youtu.be/PkpELKjSF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