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지지 않는 사람들의 12가지 습관

8. 감정이 가장 클 때, 결정을 미루는 사람

by 김기덕

지금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다.


사람은 감정이 클수록
이상하게도 결정을 서두른다.


당장 연락을 해야 할 것 같고,
지금 말하지 않으면 영영 기회를 잃을 것 같고,
지금 끝내지 않으면
더 비참해질 것만 같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불안한 순간에
가장 인생을 바꾸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 이렇게 말한다.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감정에 지지 않는 사람들은
이 패턴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감정이 가장 클 때
결정을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확정하지 않고,
아무 말도 완성하지 않고,
아무 관계도 끝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이 폭발한 상태의 나는
상처 입은 나고,
불안에 잠긴 나고,
버려질까 두려운 나다.


그 상태의 내가 내리는 결정은
대부분 나를 지키는 선택이 아니라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은 선택이다.


하지만 고통을 빨리 끝내려는 선택은

대부분 더 긴 후회를 남긴다.


그래서 감정에 지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결정하지 말자.”
“지금의 감정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판단은 아직 아니다.”


그들은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에게
결정권을 주지 않는다.


이 차이가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


사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
어떤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
어떤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어떤 관계를 붙잡지 말았어야 했는지.


문제는 늘 타이밍이다.


우리는 늘
가장 흔들릴 때 결론을 내려버린다.


감정에 지지 않는 사람들은
결정을 미루는 것을
회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것을
자기 보호라고 부른다.


감정이 큰 날에는
결정 대신 기록을 하고,
정리 대신 휴식을 택하고,
대답 대신 시간을 선택한다.


그리고 감정이 잦아든 뒤
그제야 묻는다.


“그래도 이 선택을 할 건가?”


놀랍게도
그때는 많은 선택이
이미 필요 없어져 있다.


우리는 흔히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라는
감정의 속임수에 속는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선택은
조금 늦게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는 건
대부분 감정이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하다면,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결정을 미룰 수 있다는 건
이미 감정에 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은 답을 내리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끝내지 않아도 된다.
오늘은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의 당신은
지나가는 감정 한가운데에 있을 뿐이고,


진짜 당신은
조금 더 고요해진 뒤에
다시 나타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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