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의 허기를 채우는
빵은 빵집에서의 삶이 자신의 전부인 줄 알고
다른 존재에게 희생 당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거리며 삶의 끈을 단단히 붙잡았다.
하지만, 사실 빵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기 전 한 알의 밀이었다.
이후 빵은 다른 이의 허기를 채우는 본인의 소임을 다한 후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동하며 평안함을 누린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은 나의 의지 그리고 인지능력과는 전혀 무관하다.
젊은 날 한 때 나의 실존에 대하여 얼마간 고민을 해 보았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실마리를 찾으며 이후 어느 정도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었다.
소풍같이 선물처럼 주어진 지금
이 세상에서의 삶을 누리고
나의 존재 목적과 소임을 행하여 나간 후
모든 인생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죽음
그 다음 차원의 나와 기쁨으로 만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