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브라이언 리틀
사람들의 정신이 얼마나 크게 다른가를 알게 된 것은 내 인생 최대의 경험 중 하나였다. - 칼 구스타프 융
나를 쉽게 알 방법이 있을까? 브라이언 리틀 교수는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보면 타인뿐 아니라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외부에 대한 인상을 만들 때 두 개의 대조되는 단어로 이루어진 ‘구성개념’으로 꼬리표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주변 사람과 물건 등을 묘사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좋다/나쁘다, 내향적이다/외향적이다, 무료 와이파이가 있다/없다. 외부환경에 대한 인상은 자신에게서 나왔다. 따라서 우리가 다른 사람을 파악할 때 만들어내는 구성개념은 자신을 이해하는데 핵심이 된다.
지금 자신의 핵심 구성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 있다. 지적이다/지적이지 않다, 좋은 부모다/좋은 부모가 아니다, 책을 읽는다/책을 읽지 않는다, 수입이 많다/수입이 적다, 성적이 좋다/성적이 나쁘다, 약속을 잘 지킨다/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공감대가 잘 형성된다/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융통성이 있다/융통성이 없다. 등등.
만약 자신의 핵심 구성개념이 성적이 좋다/성적이 나쁘다. 라고 한다면, 이러한 핵심 구성개념은 성공한다/성공하지 못한다, 인정받는다/인정받지 못한다, 장래성이 있다/장래성이 없다. 같은 개인 구성개념과 연결된다. 이 경우 시험에서 나쁜 성적을 거두게 되면 핵심 구성개념이 흔들리고, 삶을 항해하는 데 사용하는 전체 구성개념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다.
대체 가능한 핵심 구성개념의 숫자가 적을수록 삶은 쉽게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하버드 1학년생들의 경우 6~7개의 핵심 구성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시험 잘 보기’와 함께 ‘최선을 다하기’ 같은 핵심 구성개념이 있다면 시험 결과 때문에 언짢을지라도 삶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군인이다/군인이 아니다’라는 단 하나의 핵심 구성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제럴드라는 학생의 예를 보여준다.
훈련을 담당한 장교가 징계 차원에서 그를 전역시켰고, 며칠 만에 정신병동에 들어가 급성 불안장애 판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에게 정신이 무력해질 만한 다른 취약점이나 기질이 있었을 수 있지만, 개인 구성개념 관점으로도 그의 상황은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니까 핵심 구성개념이 부정되는 바람에 그의 구성개념 체계 전체가 무너져버린 것이다. 그가 이를테면 ‘성실한 학생’, ‘열심히 공부하기’, ‘효자’ 등과 같은 다른 구성개념을 불러낼 수 있었다면, 그래서 세상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치를 또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군인이라는 그의 유일한 핵심 구성개념이 부정되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절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무너져버렸다. p28
리뷰에는 구성개념에 관한 내용밖에 쓰지 못했지만, 이 책은 개인은 하나의 성격으로 재단될 수 없으며 모든 성격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모순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성격에 따른 장, 단점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글에서 교수님의 유쾌한 성격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도 있었고 읽기도 어렵지 않았다.
책을 읽고 세상을 바라보니 새삼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우리는 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살아가고 사람들과 많은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과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성격이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할까?’ 이 생각 때문에 우리는 배우자, 직장 동료, 후배, 친구, 남자, 여자친구와 끊임없이 다투게 된다.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은 서로 다르다. 심지어 일란성쌍둥이도 서로 다르다. 융의 말처럼 사람들의 정신이 얼마나 다른지 알게 되는 것이 즐거움이 될 수는 없을까? 나는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깊은 대화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우리의 대화는 '너와 나는 다르다'라는 곳에 도달하면, 쉽게 끝난다. 대화는 더 깊은 곳 그러니까, '당신은 어떻게 해서 그런 곳에 도달하게 되었는지'까지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 사람의 외적인 면모가 전부인 세상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