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핀 동백

프롤로그

by 강순흠


이 이야기는 단순한 허구가 아니다.
한국전쟁 전후, ‘국가’라는 이름 아래 저질러진 비극과, 그 속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진실을 기록하려는 시도다.
총을 쥔 손은 적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손끝이 겨눴던 것은 같은 마을에서 함께 밥을 나누던 이웃,
같은 하늘을 바라보던 국민이었다.
우리는 종종 “과거를 잊지 말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무엇을’, ‘왜’ 잊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함이 빠져 있다.
『다시 핀 동백』은 그 구체함을 되찾고자 한다.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고, 형제였던 사람들의 마지막 숨소리,
그들이 남기고 떠난 말 한 마디,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무거운 침묵을 글 속에 되살려 놓았다.
이 이야기는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편함이야말로 진실에 다가가는 첫 걸음이라고 믿는다.
그 시절 피 흘리며 쓰러진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
그들의 이름과 얼굴이 잊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다.
나는 바란다.
이 소설이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독자의 마음속 깊이 오래 남는 ‘물음’이 되기를.
왜 그런 일이 가능했는지, 그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목소리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