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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소영 Sep 14. 2024

나의 기초 체력



오늘 나는 아침 7시에 일어나 1시간 동안 영어듣기 공부를 했다.


아침 8시쯤 일어난 아이들에게 참치김주먹밥과 토마토, 귤을 아침 식사로 차려주고,

두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고, 한복으로 환복한 후 유치원/어린이집 가방을 준비했다.

나도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묶고, 썬크림을 대충 찍어바르고 집을 나섰다.

그 사이 빨래도 돌렸다.


내 발걸음으로는 유치원까지는 5분, 어린이집은 8분 정도 걸리는데,

유치원까지는 두 아이와 나 모두 걸어서 갔고,

어린이집까지는 둘째를 안고 다녀왔다.


갔다와서 바로 책상에 앉아 일을 시작했다.

여러 이메일도 확인하고, 집중력이 떨어질때마다 아이 육아/학업 관련 글을 읽었다. 보고서도 1편 쓰고.


12시 점심시간이 되서 나를 위해 냉동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렸고, 해동이 잘 안되서 한 번 더 돌렸는데, 전자레인지에서 꺼내면서 유리용기가 깨져서 안깨진 부분의 밥만 건졌고, 김치랑 멸치랑 병아리콩장을 곁들여서 먹었다.


그리고 오후에 아이들 하원하면 먹을 간식으로 짜요짜요 2개를 냉장고에서 거내고, 냉동실에 넣어놓은 작지만 홀케이크를 식칼로 반 쪼개서 용기에 덜었다. 또 케이크를 먹을 포크도 수저집에 챙겼다. 

물병도 하나 챙기고.


아이 친구 어머니께서 아이 옷을 주신다고 해서 연락을 드리고,

하원 후 어디 놀러갈까 싶어서 오늘 가도 되는지 전화해서 여쭤보고,

유아용 변기에 아이들이 쉬해놓고 간거를 닦아놓기도 했다.

하원할 때는 차가 필요했는데 차키가 없어서 한참을 찾았다. 차에 있었다. 정신머리...


그렇게 둘째를 먼저 픽업하고, 아이 친구 어머니께 옷을 잔뜩 받아 트렁크에 싣고,

다이소에 두고 온 신용카드를 가지러 쇼핑몰에 갔다가

첫째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다.


병설 유치원에 다녀서 주차 후 큰 운동장을 가로질러 아이를 데리러 갔고,

선생님께 "명절 잘 보내세요~" 하자마자 비가 퍼부어서

구령대를 통해 주차된 차와 가장 가까운 곳까지 걸어갔는데,

아이들 손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온 떡이 들려있었고, 아이들은 떡이 비에 젖는 것이 싫다고 해서 첫째 유치원 가방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차까지 냅따 뛰어갔다.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줘, 엄마 금방 갔다올게!!!"


차의 앞자리 보조석에서 작은 우산 하나, 뒷자리 바닥에서 작은 우산 하나 챙겨서 구령대로 돌아갔다.

내 우산은 없어서 "엄마랑 우산 같이 쓸 사람~" 했는데,

다들 자기 사정이 많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둘째의 우산을 내가 들어주기로 했는데,

첫째도 내 손을 잡고 싶다고 하고, 나는 우산도 들고, 떡도 들고 있고,

손이 하나도 남지 않아서 미안하지만 못잡아 준다고 하니 엄마 치마라고 잡겠다고 하는 녀석.


그렇게 폭우 속에서 차로 이동했고, 둘째는 비가 많이 오기도 하고, 내가 우산을 높게 들어 비를 맞았는지 발걸음이 느려져서 나는 손으로 아이를 밀면서 갔다.


뒷좌석 문을 열고 우산 하나를 열려진 차문과 차지붕에 대충 끼워 올려놓고 아이들에게 어서 타라고 성화를 부렸다.

"첫째야 너는 나와."

"엄마 왜 나만 나와야해?"

"차 문 열어야하는데 부딪칠 수 있으니까 나와줘."

"둘째야 너는 이쪽으로 와, 차 타야해."

"둘째 먼저 타."

"엄마는 나만 안 사랑해주고."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해."

"엄마 나 신발이 뭐 들어갔어 T.T"

"앉아서 신발 벗어."

"엄마 발에 묻은거 닦아줘."

"둘째가 닦아."

"엄마, 내가 닦으면 손에 묻어."

"엄마가 닦아도 엄마 손에 묻어."


그렇게 뒷좌석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는다.

아이들은 서로의 떡이 탐나는지 한참 떡상자를 가지고 씨름을 한다.

"얘들아 우리 어디 놀러갈까?"


첫째 아이는 보드게임 카페에 가고 싶다고 한다.

보드게임 카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간다.


보드게임카페 설명을 듣고,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으며, 보드게임 어떤거 할지 고르고,

다락방 2층을 선택한 아이들 덕분에 다락방 사다리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음료가 나왔다고 해서 또 사다리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6살 4살인 아이들이 혹시나 사다리에서 떨어질까 안아주고, 잡아주고,

신발 신겼다가, 슬리퍼도 신겼다가.

손소독도 시켜줬다가.


2시간 반을 보드카페에서 보내고..... 6살 4살이 보드게임을 무슨 2시간 반을 하냐...

중간에 화장실도 가고, 끝나고 화장실 또 가고. 나는 생리 3일째다. 


지하주차장에 가서 아이들 뒷좌석에 태우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가는 길에 아이들은 기분이 좋은지 서로 사랑타령을 하며 신이났다.


집 지하주차장에 도착해서 금방 주차를 하고 트렁크를 열었다.

-아이 친구 어머니께 받은 옷이 커다란 대형마트 장바구니로 2개

-아이 친구 어머니께서 추석이라고 주신 전병 세트 1개

-유치원 가방 1개

-어린이집 가방 1개

-내 가방 1개


열심히 엘리베이터까지 옮기고 아이들과 집에 도착.

도착하자마자 아이들 옷 벗기고, 씻기싫다는 아이들 목욕 시작.

나는 머리감기 너무 힘이들어, 몸만 씻었다.


그리고 유치원가방, 어린이집가방, 내 가방 정리 완료.

이제부터 받은 옷 정리 시작.

그런데 첫째와 둘째가 티격태격하더니 둘째가 울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낮잠을 못자서 피곤한가보다.

침대가서 책을 읽기로 했다. 불을 키네마네 난리다.

둘째를 업고, 첫째를 데리고 거실 소파에 앉아서 책을 보기로 했다.

1권을 다 읽으니 둘째는 꿈나라. 침대로 옮기고.

첫째와 책을 더 읽었다. 1권, 2권, 3권 읽고.

"첫째야 아빠 오실 때 됐어. 엄마 밥만 하고 올게." 하고...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넣고,

토마토를 데치기 위해 물을 끓이고, 토마토 꺼내고,

계란국을 만들기 위해 팽이버섯, 당근을 다지고, 계란 깨고,

계란국 물 끓이고...

아 치킨. 치킨을 오븐에 넣고.

아 밑반찬. 밑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


첫째가 부른다. "첫째야 우리 영어영상 보자."

까투리를 재미나게 보다가.

"첫째야 엄마 토마토 뒤집고 올게."

"첫째야 엄마 토마토 꺼내고 올게."

"첫째야 아빠 오셨다."


신랑을 반갑게 맞이하고, 본격적으로 저녁 준비 시작.

왜 집구석이 이모양이꼴인지 간단히 설명하고 밥상을 차린다.

그 사이 둘째는 깨서 많이 울었고, 계속 안고 다니며 저녁 준비를 한다.


밥먹자. 

넷이 네모난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다고 냠냠냠 저녁을 먹었다.

오늘 있었던 일.

내일 할 일.

이야기를 나눈다. 웃음꽃이 핀다.


내일 증조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가기로 했다.

남편은 바닥에 놓여있는 모든 물건을 정리하고, 폭풍 설거지를 한다.

나도 물건을 모두 정리하고, 짐을 싼다.

샤워하고 세탁기 돌렸는데 다 끝나서 건조기 윙윙 돌렸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신난지 재잘재잘. 


옷 갈아입고, 양치하고, 아이들 양치해주고,

설거지 안된 부분, 쓰레기 정리, 아이들 필요한 물건을 좀 더 챙기고 집을 나선다.

친정아빠와 함께 가기로 해서 오늘은 친정에 가서 자고 내일아침 일찍 다 함께 출발할거다.


도착해서 아이들은 다시 기분 업 되었고, 나는 에너지 다 써서 쭈구려 있었다.

물만 연신 들이키며.


내일 일어나자마자 출발하려면 씻어야하니, 목욕하고.

친정엄마가 요즘 배우신다는 전래놀이를 아이들은 하고,

어디서 잘까. 방에서 자자.

방은 덥다. 거실에서 자자.

에어컨을 켰다. 껐다. 무풍으로 하자. 아니다. 온도를 낮추자. 올리자.

이불을 방에 깔았다. 아니다. 덥다. 거실로 옮겼다.

애들 옷이 더워보인다. 얇은걸로 갈아입힌다.


달빛이 환하다. 구름아저씨가 달빛을 가렸다 안가렸다 한다.

"달님, 우리 엄마가 화내지 않게 해주세요."

"달님, 우리 엄마가 예쁜 장난감 사주게 해주세요."

"첫째야, 지금이 엄마의 제일 좋은 버전이야."

"첫째야, 너라서 이렇게 해주는거다."

"첫째야, 과자도 사주고, 장난감도 사주고, 삔도 사주고, 옷도 사줬잖니."


엄마 재미있는 이야기해줘.

"옛날 옛날에~"

이야기 2편이 끝났다. 

둘째는 왜 아까 자기 이야기에 웃지를 않냐며 5번을 이야기하고 

미안해 소리를 듣고나서야 잠이 들었다.


나는 네이버 뿜을 30개 정도 보다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쓴다.

이 글을 올리고, 영어듣기를 좀 더 하다가 자야지.




That's my basic physical strength.



Q. 저는 몇 시에 잠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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