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진수 Mar 28. 2024

가장 중요한 시기 부상

어찌어찌 동계시즌과 동계대회를 의미 있고 값지게 얻어왔고 리그 시작과 함께 경기도 다시 꾸준히 출전을 하며 잘 올라왔다. 왼쪽 센터백을 주로 보고 사이드백등 많은 포지션을 소화해 보면서 한 층 더 다듬었고 주로 센터백으로 계속 출전하면서 수비력이 정말 좋아졌다. 이 시기 때 센터백을 본 건 어떻게 보면 정말 잘된 거 같다. 덕분에 수비력과 라인컨트롤 능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고 빌드업할 때 여유와 보는 시야가 좋아졌다.


k리그 주니어 2라운드 vs포철중


중3인지라 고등학교 진학도 엄청 신경을 쓰게 되었다. 매경기마다 고등학교 스카우터들이 많이 보러 왔고, 다른 프로팀 스카우터들도 보러 왔다. 주중에는 진학경기를 하러 자주 다니고, 감독님이 발이 넓으신 덕분에 성남 fc, 보인, 신평, 화성 등 명문팀들과 진학경기를 많이 하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느끼고 경험했다.


하지만 늘 좋은 일만 있고 잘 풀리지는 않는다. 군산제일고와 진학경기를 하는 날이었다. 숙소에서 경기장에 가기 전 쉬고 있었는데, 자꾸 옆에 친구가 툭툭 신경을 건드리는 거다. 특히 이날 다음날에는 성남 fc와 진학경기가 있어서 엄청 예민했었다. 그러면 안 됬었는데 나는 그 친구와 싸웠다. 내가 그냥 치고박았다.


옆에 나만한 친구들 둘이서 말리는데 힘으로 다 뿌리치고 싸웠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개강했다 ㅋㅋ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생각하는데 속이 엄청 시원했다.(지금은 화해하고 친하게 지낸다) 아무튼 그러고 경기를 갔다. 당연히 경기를 말았다. 전반전 막판에 상대가 킥하는 볼을 막으려 발을 뻗었다가 그대로 차이면서 발목이 돌아갔다. 일어서려고 딛었는데 느꼈다. 부상이었다.


병원에 가보니 복숭아뼈 밑에 있는 인대가 끊어지기 직전이라고 했다. 아이싱을 정말 열심히 해도 계속 아팠고 그것보다 겨우 다시 주전으로 뛰고 몸상태도 정말 좋았는데, 또 다음경기가 성남 fc와의 경기였다는 게 더 아픈 사실이었고 괴로웠다. 다시 한번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리그도 4경기나 못 뛰었다. 한 달을 꼬박 쉬었다.


쉬는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이만큼 중요한 시기에 한 달을 채로 날리고 딱 그 시기가 정말 중요한 경기도 많고 진학에 있어서 너무 잘해야 됐던 시기였다. 벌써 앞이 막막했었다. 큰 부상도 아니었지만 좀처럼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 탓에 물리치료만 5번은 한 거 같다.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합숙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코치님들께 항상 듣던 말이 친구들과 싸우지 마라였다. 나는 성격상 조용히 지내고 절대 싸우지 않았다. 작은 다툼도 거의 없었고 싸울 일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때 어른들말에는 틀린 게 정말 없다고 느꼈다. 싸우면 경기력에 영향이 미친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심하게 싸우면 팀에서 방출이 돼서 축구를 할 수도 없게 된다. 경기력과 싸움은 정말 아무 관련 없다 생각했었는데 엄청나게 연관돼있었다. 이거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냥 진짜 경기장에서 아무것도 안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축구를 하면서 정말 부상이란 걸 당해본 적이 없었다. 잔부상도 있긴 했지만 정말 적었고 이렇게 2주 이상 쉬어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 탓에 정말 크게 느껴졌다. 한 달 정도 쉰 거면 다행히 비교적 부상이 심한 건 아니었지만 시기가 정말 중요한 시기였었고 부상에서 복귀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챔피언쉽을 준비해야 했다. 시간이 부족했다. 조급했었다.


조급한 마음에 정말 열심히 치료했다. 통증이 없어지고 재활을 할 땐 셔틀런을 150개나 뛰었다. 150개는 몸상태 좋을 때도 하기 힘든데 내가 해냈다. 무려 150개로 하루에 두 번 뛰었다. 자랑 맞다. 내가 재활을 할 시기에 밑에 학년 준우가 손목부상을 당해서 같이 재활을 했다. 운동은 할 수 있는 몸이지만 골키퍼인 탓에 손을 써야 하기 때문에 본훈련을 못하고 재활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둘이서 한 덕분에 외롭지도 않고 재활하는 동안 기운이 났던 것 같다.


그렇게 복귀를 하고, 믿기지 않겠지만 머리를 밀었다. 남은 전반기 리그 몇 경기와 챔피언쉽 때 내 각오를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머리를 짧게 자른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고 보여주기식이긴 하다. 그래도 보여주기식으로라도 어필을 하고 싶어서 했다. 후회는 없었다(?)


부상후 리그 복귀전 vs전북현대

내가 부상이었던 사이, 당연히 내 자리를 누군가가 메꾸고 그 상태로 또 맞춰왔기 때문에 복귀 후에는 교체로 시작해야 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동안 해왔던 게 있어서 곧장 선발로 뛰었다. 경기력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히려 쉬면서 복잡했던 머릿속을 비우고 다시 가다듬고 시작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쉬워졌다. 아쉬웠던 건 체력이 부족한 거였다. 아무리 재활 때 잘 뛰어도 경기체력은 또 다른 거 같다. 경기체력은 경기를 꾸준히 뛰어야 올라오는데 그 부분에서 부족했지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