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없이 찍은 천체사진

천체사진 속에 담긴 과학적 내용을 알고 싶은 대중

by 김태우

- 서문 -

저는 천체사진을 만들지만 카메라가 없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 중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 없을 리가 없으니 제가 카메라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 생각하겠지요. 정확히 말하면 천체사진을 촬영할 나만의 카메라와 천체사진 촬영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맞겠지요.


저는 천문학을 공부하는 관측천문학도입니다. 사실 천문학과를 졸업할 때까지 망원경을 한 번도 만지지 않고 졸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학했을 때 별자리 공부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입학한 대학생은 천문학 수업에 적응을 못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측천문학을 공부하는 제가 어떻게 카메라 없이 천체사진을 찍고, 저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었는지 공개하겠습니다.


대학교 학부 시절부터 충북대학교 천문대에서 공부하며 직경 60cm 광시야 반사망원경으로 연구 관측을 수행하는 오퍼레이터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래서 저의 첫 천체사진 촬영 경험은 수억을 호가하는 천문관측 장비로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에 처음으로 천체사진을 합성한 작품이다 보니 저만의 천체사진이긴 했지만 인터넷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달라 너무 아쉬웠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고흥 내나로도의 국립청소년우주센터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덕흥천문대가 부속시설로 있으며 청소년이 전국 어디서나 접속해 관측할 수 있는 1m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생에 2번째로 수준 높은 천문관측 장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망원경 설치의 주목적은 청소년과 함께 원격으로 연구 관측 및 관측체험을 진행하는 관측사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만을 위해 활용하기는 아까운 장비였습니다. 그렇다고 천문대를 개방하여 망원경에 눈을 대고 직접 보는 안시 관측을 위해 이 먼 고흥 내나로도까지 사람이 오기에는 다른 시민천문대가 전국 곳곳에 있기에 그럴 필요는 없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천체사진 관측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진행된 관측은 청소년 원격관측으로 단순한 관측이 아닌 청소년이 제안한 연구를 위한 관측이었기에 일반 대중이 재미있고 흥미로워할 만한 관측 자료가 아니었습니다.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는 역시 인터넷에서 흔히 검색하고 보이는 천체사진이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천체사진 하면 흔히 안드로메다 은하, 오리온 대성운,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가장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천체사진을 처음 촬영하려면 교본처럼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목록이 메시에 천체 목록으로 떠오릅니다. 샤를 메시에가 제작한 목록이며 메시에는 본래 혜성 사냥꾼이었는데 매번 혜성처럼 보이는 천체들 때문에 혜성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혜성과 혼동할만한 천체들을 찾아서 기록하여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추후 후대의 천문학자들이 메시에의 개인 기록을 찾아 1966년에 최종적으로 110개의 천체 목록을 만들어 발표하였습니다. 목록의 순서가 큰 의미는 없지만 제일 밝은 천체들로 기록되었기에 현대에도 천체사진 하면 제일 먼저 메시에 천체 목록을 찾게 됩니다. 저도 메시에 천체 목록을 보고 맨눈에도 보이는 천체사진부터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6년에 걸쳐 메시에 천체 목록 전부를 촬영하였습니다. 덕흥천문대의 관측 사업은 청소년 원격관측, 국내외 연구자와의 관측 일정으로 제법 빡빡한 일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의 날씨 상황 때문에 천체관측 촬영 조건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천체가 보이는 시기, 날씨, 그리고 달이 없는 날까지 고려하면 1년 중 50일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한 개의 천체 당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 이상 촬영해야 하기에 6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물론 메시에 목록이 아닌 것 중에도 더 아름답고 밝은 천체도 있어 몇 개의 작품을 간간히 얻었습니다.

나름의 고생으로 탄생한 아름다운 천체사진을 혼자만 갖고 있기 아까워 회사 SNS를 활용하여 포스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천체사진에 대한 반응이 좋았으며 천체사진을 촬영했을 때에 대한 상황이나 천체사진에 대한 설명을 적어 포스팅하였습니다. 사진을 활용해도 되냐는 문의도 적잖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작권 문제로 천체사진을 쉽게 활용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모든 천체사진을 2차 저작권까지 공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어쩌다 보니 천체사진 촬영 장비 한 대 없이 천체사진을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천체사진을 얻었을 때부터 고가의 장비를 활용하였고, 적은 돈으로는 다양한 천체사진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촬영 장비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천체사진 촬영은 회사의 값비싼 장비로 촬영하여 아주 질 높은 자료를 얻었으며 전국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천체사진을 촬영하며 얻은 노하우와 이야기는 따로 없습니다.


저는 이 책이 처음 천체사진을 입문하거나 자신만의 천체사진을 얻고 싶은 대중이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쉬운 천체부터 고가의 장비가 있어야 촬영 가능 한 천체를 나열하여 적어보려 합니다. 메시에 천체 목록은 1번부터 110번까지 등록되어 있지만 순서의 의미는 없습니다. 또한 메시에 목록 말고도 대중들이 쉽게 촬영할 수 있는 천체 목록도 몇 가지 있습니다. 저는 천체사진으로 만든 기념품(마우스패드, 배지, 스티커)들을 청소년들에게 나누어주며 청소년들이 특히 좋아하던 인기 있는 천체를 알고 있습니다. 또한 SNS에 천체사진과 글을 게시하며 많은 지지를 얻었던 것들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천체도 눈으로만 보는 것이 다가 아니고 촬영했을 때 진정한 의미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촬영된 천체의 정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적 설명을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여러 곳에 있는 시민천문대 장비를 활용해서 천체사진을 대중이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이 책이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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