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1부. 흩날리는 도시 속 시…
무 덤
백양산 중턱 내 집 앞
자그마한 암자 하나
하루 종일 비친 햇빛 한 자락 열 무덤
하나 둘 셋…
의미 없는 햇빛 자락 개수를 세다
문득 열까지 세고 나니 어느덧
내 무덤가에 와 있는 나
평생 지고 산 내 무덤 위
켜켜이 쌓인
그늘진 나
암자에 드리워진 그늘이 빙그레 손짓한다
불안해할 것도 아파할 것도 분노할 것도 없다며
무덤의 크기만 다를 뿐
누구나 무덤 하나 지고 산다며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진 나의 무덤
이 무덤 하나 받아들이는데
평생이 걸렸다 그리고 또 오롯이 반평생 걸릴 것이다
산중턱 저 작은 암자
안으로 들어간다
암자를 비추는 햇빛과 그늘이
따라 들어올지
내 눈치를 본다
그제야 마침내 나는 내가 되었다
♣ 시 후기: 살아 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이제 적다.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살아갈 날을 대비하자. 진짜 내가 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