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속 오솔길

by 방정민

단풍나무 속 오솔길

나만 가보지 못한

집 근처

단풍나무 속 오솔길

단풍나무들의 화려함은

누구의 손길이었을까

거만하게 아리따운

가지런한 단풍나무 속

오솔길에

사람들이 수북하다, 사라졌다, 내가 없다

가꿀수록 화려해지는

단풍나무들의 빈 허전함

누구의 찬란함이건 무엇의 아픔이건 나의 비루함이건

그 속에 난 작은 오솔길은

그저 외롭다

행복해지지 않으리라

불행해지지 않으리라

이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부질없는 말을 되뇌이며

곱게 뻗은

단풍나무 속 오솔길을

나 홀로 걸어간다

한평생 가보지 못한

고단한 내 삶의 단풍나무 속

먼 오솔길


♣ 시 후기: 누구나 화려한 삶을 꿈 꾼다. 나도 그랬다. 실패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이제 나는 작은 오솔길로 기꺼이 들어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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