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 - 통치론

박치현, 존 로크 / 아이세움

by 정작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존 로크의 <통치론>을 쉽게 풀어쓴 책이다. <통치론>은 현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고전이다. 민주주의 기본 정치이념인 삼권 분립에서부터 자유, 사유재산의 개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은 이 저서에 힘입은 바 크다. 사실 존 로크라는 인물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저 역사 교과서에서나 나올법한 사상가를 이렇게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일 따름이다. 한 권의 책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이런 책으로 인해 가능할지 모른다.


존 로크의 유년 시절은 비교적 평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시절 존 로크가 태어난 영국은 정치적으로 왕당파와 의회파의 대립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그렇게 대립각을 세우던 이들의 싸움은 결국 의회파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결국 왕권신수설에 힘입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영국 왕실은 크롬웰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역사적인 사건인 '청교도 혁명'이다.


왕당파의 의회파의 대립은 사실 국왕 및 귀족세력과 상인 세력과의 투쟁이었다.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한 상인 세력은 후에 부르주아 세력으로 힘을 확장해 가지만 이 즈음엔 왕실과 귀족세력에게 무력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었다. 하지만 청교도 혁명을 계기로 이들의 영향력은 점점 더 막강해져만 간다. 이런 상인 세력의 힘을 규합할 수 있었던 사상이 존 로크가 펴낸 <통치론>이다.


<통치론>은 새롭게 탄생한 신진세력인 상인 세력들에게 자유와 사유재산의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왕실 위주의 정치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새로운 권력의 탄생은 새로운 계층의 불만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노동계층의 탄생이다. 존 로크의 <통치론>은 민주주의 근간을 이루는 체제에 대해 기술해 놓기는 했지만 후에 탄생할 노동계층까지 염두에 두지는 못한 것 같다. 이것은 존 로크가 혜안이 없다기보다는 아직 상인 세력조차도 제대로 사회에서 대접받지 못한 시대였던 것으로 보면 오히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위대한 사상가라고 하더라도 수백 년 후의 미래까지 점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여하튼 <통치론>을 접하게 된 느낌이 매우 충격적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마 번역본을 읽었더라도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 책,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통해 존 로크의 명저를 접하게 된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훗날 번역본을 뛰어넘어, 원서를 읽을 날이 찾아올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이런 식으로나마 위대한 사상가의 명저를 맛본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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