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나의 발견 - 방법서설

김은주, 데카르트 / 아이세움

by 정작가

<생각하는 나의 발견>은 데카르트의 원저인 <방법서설>을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이다. 데카르트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말의 원류가 되는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나의 발견'을 담은 위대한 저작이 바로 <방법서설>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방법서설>을 풀이하면서, 낡은 마을을 허물고 새도시를 건축해 가는 과정에 비유한다. 이는 기존의 정신체계를 허물고, 새로운 방식의 정신체계를 세운 데카르트의 업적을 적절하게 되짚어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자전적인 형식의 저작이긴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철학의 깊이는 그가 근대 철학의 선구자로 추앙받을 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동안 도외시되었던 개인의 존재에 대해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데카르트가 살던 시대의 개인은 종교나 국가에 귀속되어 존재성을 부여받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개인의 의견과 생각은 이미 시대가 정해놓은 틀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려웠고, 그 속에서 자유로운 생각이 싹트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생각의 틀을 벗어나 개인을 생각하는 존재로서 규정지은 것이 데카르트다. 의심의 감정이 지배하던 시대에 데카르트는 기존의 가치를 허물고, 새로운 방식의 정신 체계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하는 나의 발견>은 근대 철학의 선구자인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풀이한 책이지만, 그리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생각하는 것 또한 철학적인 범주의 영역이기에 무엇인가를 알아간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멍한 느낌이 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존재론적 물음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가치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인간 문명을 번영시킨 기폭제가 되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런 골이 아픈(?) 의문조차도 수용해야 할 필요성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잠시나마 근대 철학의 기초를 다진 데카르트의 명저에 빠져들었던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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