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니체 / 아이세움
<미래를 창조하는 나>는 니체의 저작 중의 하나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풀이해 놓은 책이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는 말로 널리 알려진 철학자이다. 종교의 영향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던 시대 상황에서 이런 과격한 표현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니체의 존재는 엄청난 중압감을 동반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보면 니체 철학을 한마디로 '모든 가치의 전도'라는 말로 그의 가치를 함축해 놓은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그의 철학은 기존의 가치를 뒤엎는 엄청난 파괴력이 있다. 예를 들어, 이웃에 대한 봉사를 니체는 이런 식으로 정의한다.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자기 만족감으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올바른 사랑이 아니다.
맞다. 우리는 때론 이웃에 대한 봉사를 순수한 의미로 행하기보다는 자기 만족감에 빠져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이웃에 대한 봉사가 아닌 그저 자기 만족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가치의 전도는 신과 국가로까지 확대되어 간다. 여기까지 이르다 보면 그동안 숱한 고초를 겪으면서 신앙생활을 한 사람들과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한 사람들의 가치는 과연 어떤 식으로 보상받을 것인가라는 의문에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조차도 니체의 철학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아니 정확히 니체의 철학이 무엇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이런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키는 것인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니체의 철학은 광범위한 내용의 가치들을 포함한다. 도덕, 천국, 신체, 열정, 범죄, 죽음, 전쟁, 우상, 벗, 사랑, 결혼, 창조, 연민, 평등, 현자, 교양, 자기 극복, 학자, 예언, 구원, 건강, 배움, 춤, 과학, 국가, 초인, 권력의지, 영원회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주제들은 너무나 많아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이런 광범위한 범위의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니체의 철학은 과거 나치의 정치선전에 이용되기도 했다. 이는 니체의 철학이 함축하고 있는 가치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가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니체의 철학은 후대의 예술가나 사상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차라투스트라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서이면서 한 인물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말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그의 행적과 말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차라투스트라가 하는 말들은 워낙 심오해서 감히 알아듣기도 힘들 정도다. 책의 부분적으로 인용되는 원저의 인용된 부분을 읽다 보면 과연 지금 무엇을 읽고 있는 것인가 회의가 들 정도로 그 난해함에 허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마치 철학의 바다에 던져진 채 허우적거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 과연 이런 현학적인 글들을 이해하고, 자기의 삶에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철학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끔 만들게 하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를 창조하는 나>는 니체 철학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장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지 않고서 니체 철학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인 것만은 맞다. 하지만 니체의 원저를 읽고, 그의 철학을 이해하기보다 좀 더 포괄적인 지식을 가진 저자의 힘을 빌려 니체의 철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대철학자를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한 위대한 철학자의 사상과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