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석, 플라톤 / 아이세움
고전 읽기에 대한 효용성을 주창한 이지성 작가가 EBS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추천한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이지성 작가의 책인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고전은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양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육문사에서 발간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사두긴 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아이세움이라는 출판사에서 발간한 이 책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고전을 제대로 읽으려면 원전을 읽어야 하지만 그건 일반인들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고, 그렇다고 번역본을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번역본을 다시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 놓으니 현학적인 문구로 인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책 읽기가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만 플라톤의 저작 중의 한 작품을 읽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는 책의 제목을 < ~ 변명>이라고 하지 않고, < ~ 변론>이라고 표기했다. 이는 소크라테스가 행한 연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명하기 위한 것이 아닌 변론의 관점에서 본 것에 대한 해석으로 풀이된다. <삶으로서의 철학>은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쉽게 해설해 놓은 책이라고 전술한 바 있다. 그렇다면 원전인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네 편의 대화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그리고 <파이돈> 중의 하나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신을 믿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이에 대한 변론을 하는 소크라테스의 연설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연설은 고발자들에 대한 반박이고, 두 번째 연설은 형량에 대한 연설, 세 번째 연설은 사형 선고 뒤에 배심원들에 대한 고별 연설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연설들을 통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결코 무죄판결에 대해 애걸하지는 않는다. 이는 철학자로서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흔히 알려진 대로 악법도 법이라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진정한 철학자로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명철에 대한 생생한 음성을 듣고자 한다면 이 책은 그런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것이다. 또한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과 그리스에서 행해졌던 민주정 등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와 정치적인 배경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