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꽃다발 - 법구경

장철문 / 아이세움

by 정작가


아마도 불교에 관한 서적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비록 종교가 가톨릭이긴 하지만 불교의 가르침 또한 보편적인 진리를 설파한다는 측면에서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진리의 꽃다발 법구경>은 빨리 어로 전해지는 총 423편의 게송 중에서 일반인과 청소년에게 들려주고 싶은 31편을 골라 번역하고, 그 게송을 읊게 된 배경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요약하여 붙인 것이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불교의 수많은 경전 예컨대, <금강경>, <법화경>, <반야심경> , <화엄경> 등 비교적 난해한 불교경전을 제쳐두고, 제법 이해하기 쉬운 <법구경>을 텍스트로 하여 불교에 대한 예비 지식 없이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구성해 놓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경전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불교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불교의 기본 사상은 욕망으로부터 괴로움과 불만족이 생기기 때문에 그 괴로움과 불만족의 원인을 명확히 알고, 그 뿌리를 제거함으로써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것이 사성제이다. 즉, 괴로움,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자로는 고(苦), 집(集), 멸(滅), 도(道)라고 한다. 이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여덟 가지의 바른 길이 있는데 이것이 팔정도이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바른 견해

- 바른 사유

- 바른 말

- 바른 행위

- 바른 생계활동

- 바른 노력

- 바른 알아차림(마음 챙김)

- 바른 마음 집중


팔정도를 통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런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할 것이라는 유추도 가능하다. 그럼 붓다의 가르침을 인용해 보자.


브라만이여, 그와 같이 마음이 탐욕에 흐려 있지 않고 노여움에 들끓지 않으며 어리석음에 가려져 있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탐욕과 분노, 무지를 벗어나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길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불교의 가르침은 깨달음에 이르는 길, 즉 열반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기고 있다. 다음은 이 책 111쪽에 소개된 게송이다.


건강은 최고의 선물

만족은 최고의 재산

신뢰는 최고의 친척

열반은 최고의 행복


그러면 과연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은 경전 한 권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에 걸쳐 수양을 해도 열반에 들기 어려운 것이라면 깨달음에 대해 거론하는 것조차 무례하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대목이 있다. 두 소매치기의 일화에 소개된 수다원의 지혜가 그것이다. 수다원의 지혜는 첫 번째 깨달음의 단계, 즉 '나'라고 하는 불변하는 '자아' 또는 '영혼'이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린다. 여기에서 말하는 것이 감정인지 인간 본연의 상태를 가리키는 건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아무튼 불변의 가치는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한계이기에 그런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오만감을 버리고, 수시로 변할 수 있는 인간의 속성을 인정하고 따르라는 것이 첫 번째 깨달음에 이르는 길임을 밝혀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첫 번째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 이런 것이라고 대략적으로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불교를 처음 접해보는 측면에서는 큰 배움을 얻은 느낌이다. <법구경>을 시작으로 점차 불교의 경전을 알아가다 보면 진리에 이르는 길은 조금이나마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삶으로서의 철학 - 소크라테스의 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