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김영하 / 문학동네

by 정작가


김영하 산문집인 <보다>, <말하다>에 이어 <읽다>를 한달음에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문체가 간결하고 내용에 흡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읽다>는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것이라고 기억되는데 바로 책에 대한 언급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읽다>를 읽으면서 절감한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록 완독 한 책은 많지 않았지만 제목만은 익히 알고 있던 책들이 자주 눈에 띄어서 친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 들어 소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설에 집중하다 보니 아무래도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 읽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읽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읽기의 중요성, 특히 소설 읽기에 바람직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강의한 6일 동안의 강연을 토대로 엮은 책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내용의 흐름이 자연스럽다. 각기 주제는 다르지만 내용은 이어진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에 언급된 책만이라도 하루빨리 완독 하고픈 마음이 들었던 것은 그만큼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소개된 책들이 교훈적이나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보편적인 정서에 반하는 내용의 소설이 주류를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미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편향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것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설은 도덕적 판단이 중지된 땅’이라는 밀렌 쿤데라의 인식과도 괘를 같이 한다.


세 권의 산문집을 통해 김영하라는 소설가의 땅에서 잠시 동안 머물 수 있었던 시간을 가졌던 것은 뜻밖의 행운이다. 요즘 들어 소설에 대한 흥미가 커지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기존 문단에 선풍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했던 소설가의 산문을 통해 작가의 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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