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 문학동네
김영하의 <말하다>는 삶, 문학,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산문집이다. 전작의 <보다>에 이은 두 번째 연작집이다. 확실히 유명세가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읽는 느낌이 다르다.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이 행간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마저 하게 만든다.
소설가의 생각을 소설이 아닌 장르의 형식으로 접한다는 것에 대해 다소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산문을 통해 작가의 생각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으로 봐야 옳지 않을까? 더군다나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생각 중에서 삶과 문학, 글쓰기는 작가 수업을 위한 측면에서 본다면 알짜배기 주제임엔 분명하다.
<말하다>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강연한 내용을 지면으로 옮긴 것이다. 특히 Q & A에서는 앞서 언급한 주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마치 캔버스에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듯이 자연스럽게 펼쳐놓았다. 문제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은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을 그대로 대변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작가의 생각들은 이상적인 작가상을 규정하는데 가치가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가 허심탄회하게 늘어놓는 담론들은 기존의 시각과는 다소 비틀린 듯하면서도 일정한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삶, 문학, 글쓰기를 이야기한다. 한 번 책장을 넘기면 책을 덮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강력한 흡인력에서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작가의 역량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자기 계발서 위주를 책을 읽다 보니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이 묻어나는 산문의 매력에 빠져들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김영하 작가의 <말하다>를 통해 <보다>에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산문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연작의 시리즈의 마지막인 <읽다> 또한 바로 읽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