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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이옥선 산문/이야기 장수
-외로울 땐 독서
나도 나이가 들어가지만, 아직도 ‘어른’이라고 하면 왠지 표정이 엄숙하고 가까이하기엔 좀 불편한 존재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즐거운 어른’이라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지은이 이옥선은 1948년 생으로 올해 만 76세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면 전혀 노인 같지 않다. 젊은이의 발랄한 감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녀의 글은 솔직 담백하고 무엇보다 시원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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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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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오리
지쳐서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릴 때까지 골방에 틀어박혀
wave to earth - Light
지쳐서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릴 때까지 골방에 틀어박혀서 글만 주야장천 써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결국엔 글쓰기를 사랑하는 게 맞다고 결론 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욕구와 욕망의 어느 부분을 담고 있겠지만, 저마다 다른 소중함을 자랑하는 특징들을 포괄하기에 비로소 제게 고귀한 것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어언 이곳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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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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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사람들은 자신을 닮은 것들을 사랑한대요
사랑
J씨 ”저는 꽃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냥 길을 걷다가도 꽃이 보이면 걸음을 멈춰 서요.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면서 웃고 있었으니까요. 자꾸 그래서 제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 정도면 좋아함을 넘어서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B씨 “걸음을 멈춰 세울 정도라면 이미 마음을 빼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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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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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언
언어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라면
나이키코리아의 인재채용팀 인턴을 지원할 때 지원서 3종 세트라 불리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를 영문으로 준비한 적이 있다. 국문 이력서를 영문으로 옮겨 적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경력기술서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는 업계 용어를 번역하며 머뭇거림이 있었지만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문제는 자기소개서였다. 다른 언어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미묘한 뉘앙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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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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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환
여행
주절거림
나는 이 긴 여행 끝에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내 안에 많은 물음들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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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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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좋아하는, 싫어하는
끝은 허무해도 남기고 싶은 내 이야기
믿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길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나의 두 발을 봤을 때 '아마도 길 위를 걷고 있는 꿈을 꾸는 중인가 봐'라는 생각을 했다. 꿈속에서도 생각은 할 수 있으니까. 꿈이 아니었다. 오른손 검지의 손톱 끝으로 엄지의 바닥 부분을 힘주어 밀었을 때 내 미간에 주름이 졌고 그제야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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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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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고양이
귀가
주절거림
사람을 만나고 오면 오히려 더 진하게 남는 마음 한편의 외로움과 고독함과 쓸쓸함. 그 마음들은 샤워를 하는 내내 잠자리에 드는 내내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져 잠을 뒤척이게 한다. 그 여운이 깊은 마음은 나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고 나의 마음을 되새겨보게 한다. 그 공허한 마음은 나를 반성하게 하고 나를 후회하게 만든다. 그 마음들은 나를 졸졸 쫓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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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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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슬픔을 슬픔이라 말할 수 없을 때
슬픔을 슬픔이라 말할 수 없을 때를 생각한다. 슬픔의 고저가 있다면 어떤 슬픔은 슬픔 이하, 어떤 슬픔은 슬픔 이상이라 더 이상 슬픔이라 말할 수 없게 된 건 아닐까 하고. 미치지 못하거나 과잉된 감정에서 무감각해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빠져나온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다.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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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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젼정
반나절 여행
한 땀 한 땀 수놓은 것처럼 아이들의 발자국이 수 놓인 산허리 무거움도 잊었는지 표정이 흐뭇하다. 약수보다 더 귀한 아이들의 땀방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행여나 지칠 새라 달디 단 가랑비가 슬몃슬몃 벗 된다. 아침부터 남한산성 갈 준비로 몸도 마음도 분주했다. 아이가 입학하고 모든 것이 신기해서 학교 주위를 맴돌았었는데 학교 주최의 산행은 학교 전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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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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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선
소녀는 원한다
김 선생님, 보세요. 여자의 사랑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저는 김 선생님이 죽으면 악착같이 살아남아 천수를 다 씹어먹고 어느 소담한 교회 담벼락에 기대어 조용히 숨을 거둘 것입니다. 아마도 봄이겠지요. 저는 무척 늙었겠지요. 자그마한 정욕의 불꽃을 지피며 이 몸을 담벼락으로 가벼이 떠미는 이성의 육체는 사라진지 오래지만, 담벼락과 등의 만남은 아릿한 시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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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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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매
가랑비에 젖는다
효연 산문 9
나의 불안은 하늘의 구름과 같다. 한없이 맑다가도 온 세상을 삼킬 듯 어두운 먹구름이 내 세상을 드리울 때가 있다. 비구름은 거센 바람을 타고 내 뒤를 매섭게 쫓으며 돌진한다. 그럴 때면 내가 좇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쫓는 것은 무엇인지 모든 것이 불분명해진다. 이미 내가 그 속에 있으니까. 불안을 담은 불 분명함 속 찰나의 햇빛이라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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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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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연
봄에 물든다
찬겨울 얼음눈이 녹아 혹독하게 얼어붙었던 땅에 뚝뚝 떨어진다 떨어진 눈물은 그대로 온 세상을 적시더니 수줍게 붉은 미소로 꽃잎 하나 다정한 노란 빛깔로 꽃잎 둘 우리는 다시 봄으로 자랐다 바람은 꽃잎이 퍼진 내 마음 따다가 너의 마음에 놓아주고 간다 그러다 너의 마음도 꽃으로 흐드러지게 물든다 우리는 그렇게 봄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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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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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점
양파
스물두 번째.
네 개의 눈이 깜빡였다 두 개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두 개의 눈이 향하고 있는, 그곳에 있는 두 개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아마도 우리는 서로를 향할수록 또 가까이할수록 매운 눈물을 흘리겠지 네 개의 눈에서 물결이 일었다 * 너의 꺼풀은 잠자리의 날개를 닮았다 네가 살짝만 움직여도 네 꺼풀은 바스락바스락 내게 귓속말을 했다 바라만 봐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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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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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고양이
늦겨울 산문
잘못
남자와 여자의 사이에서, 초반에 남자의 자주 보내는 카톡으로 여자가 부담을 느낀다면, 그 관계는 바로 그 상태에서 얼어버리고, 관계는 종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 카톡... 그것에다 나의 일방적인 선톡에 그녀는 부담스럽다고 내 비췄다. 아...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구나, 난 내 스스로 나 먼저 그녀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차단해버렸다. 그리고 앞으로 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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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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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세이
내 꿈은 테니스의 왕자
새벽에 내리던 눈은 이미 그쳐있었고 겨울 저녁의 바람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듯했습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던 시간, 홀로 어둠에 대항하듯 코트의 불은 환하게 켜졌습니다. 손에 쥔 라켓을 더욱 세게 부여잡으며 다른 손으로 옵틱 옐로우(optic yellow) 색의 테니스 공을 하늘로 던져 올렸습니다. 팡,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은 코트를 넘어 상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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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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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곰돌이
오이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 속엔 오이 여섯 개가 서로를 의지하듯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였을까요? 오이가 들어있던 게. 오늘은 이 오이들로 요리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떤 요리를 만들지는 이미 생각해두었습니다. SNS에서 본 일본 이자카야에서 먹는다는 오이무침을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오이에 칼집을 내고 다진 마늘을 묻힌 후 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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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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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곰돌이
너는 꽃샘추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싶다) 그런 나날들이 늘어날수록 내 안에 자라나는 흰나비들. 하루는 꿈을 꿨다. 온통 별자리로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꿈. 북극성부터 카시오페아, 오리온자리까지 밤하늘이 그토록 아름답다 생각했던 적은 여태까지 없었을 것이다. 달은 붉지 않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으로 달은 희고 차갑다. 오늘도 나는 달과 38만 5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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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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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외로움 그리고 따뜻함
누군가 제게 ‘언제 가장 외로움을 느끼세요?’라고 물어본다면 '늘 외 로워요’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외로움은 누군가를 애 타게 기다리는 것과 같은 외로움이 아니에요. 그저 나아갔던 삶과 나가가고 있는 삶. 그리고 나아가야 할 삶에 대한 외로움이죠. 삶은 참 신기해요. 어떨 때는 한없이 외롭다가도 금세 따뜻함으로 채워지고, 또 어떨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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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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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언
신념에게
만물에게 시리즈 열 두 번째 이야기
신념에게 어제는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며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젖은 신발과 우산 손잡이 사이로, 문득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어릴 적엔 당신을 쉽게 찾았던 것 같습니다. 학교 끝나고 뛰놀던 놀이터에서, "내가 꼭 해낼 거야"라고 다짐하던 그 목소리 속에 당신이 조용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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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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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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