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지능

이소윤, 이진주 / 청림출판

by 정작가

우리나라는 IQ를 맹신하는 경향이 크다. 워낙 교육열이 높다 보니 공부를 잘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처럼 되어버렸고, 대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우등생 대접을 받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굳이 이런 경향을 탓할 것도 없다. 저자의 말처럼 IQ라고 하는 지능지수는 ‘필기 실험으로 측정할 수 있는 단일한 문제해결 능력’으로서 요즘과 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는 도구로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EQ라고 하는 감성지수도 필요하고, SQ라고 하는 사회지수도 필요하다. 흔히들 알고 있는 이런 지표들이 지능지수라는 것에 대응해 생긴 개념이라면 <9번째 지능>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은, 기존의 IQ에 대한 한계성을 지적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지능이론, 즉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추가된 ‘실존 지능’에 대해 고찰하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요 개념인 ‘9번째 지능’을 이해하려면 일단 하워드 가드너(Howerd Gardener)의 다중지능이론이 무엇인지 그런 개념을 창안한 이유가 무엇인지 개략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드너는 ‘인간은 누구나 다중지능을 갖고 태어나며 교육과 훈련 등을 통해 이 다중지능을 일정한 수준까지 계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인간이기에 기존에 인간의 지적능력을 판단하던 IQ만으로는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다중지능이론이다. 그가 세계 최초로 주창한 다중지능이론에 포함된 지능을 보면,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 성찰지능이 있다. 이렇듯 다중지능의 종류를 보면 개략적으로 인간이 얼마나 다양한 사고활동을 통해 지적 성취를 이뤄내는지 유추해 낼 수 있다. 그러니 그동안 IQ라는 단순 지표가 인간의 복잡한 사고체계를 판단하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오류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9번째 지능으로 제시되고 있는 ‘실존지능’은 다중지능이론조차도 단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그 파장은 크다고 하겠다.


처음에는 ‘영성지능’이라고 명명되었던 ‘실존지능’은 이 이론의 주창자인 가드너가 정의한 것처럼 ‘우주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통해 자신의 존재론적 의의와 사명감으로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면 세상에 얼마나 큰 유익이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책머리에 히틀러의 선전, 선동가였던 괴벨스와 대문호인 괴테를 비교해 놓은 것을 보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9번째 지능인 ‘실존 지능’에 의해 인간의 운명이 얼마나 극명하게 대비되는지 알 수 있다.


<9번째 지능>은 다소 난해한 분야인 인간의 지능을 학문적으로만 접근하는 책은 아니다. 이미 KBS를 통해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9번째 지능>이라는 프로그램을 정리하여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술술 읽힌다. 다소 학술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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