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재편하는 금융대혁명

마리온 라부, 니콜라스 데프렌스 / 미디어숲

by 정작가

하버드 경제학자의 입을 빌어 디지털 금융으로 여는 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자산관리 전략을 설파하고 있는 이 책은 ‘하버드대학 최고의 디지털 금융 강의’라는 부제에 걸맞게 우리가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혁명의 도래를 예견하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이 책에서 가장 포괄적으로 쓰이는 핵심용어로 자리한다. 저자는 핀테크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전통 금융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해 21세기에 등장한 혁신적인 금융 기술


이런 한 줄의 정의로 핀테크를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정의만 보더라도 더 이상 기존의 금융 서비스가 안정적인 위치를 점유하기보다 위기가 도래했다는 사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워낙 사회가 급변하다 보니 새로운 용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개념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의 금융 혁신의 영향력은 금융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그렇게 우리 사회와 경제 질서까지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대중화된 금융 혁신 사례로 저자는 ‘암호화폐’와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을 들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미리 프로그램 된 알고리즘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저자가 ‘들어가며’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금융 혁신이 금융포용, 소득 불평등, 경제 성장, 투자 등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분석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하버드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이력은 더욱 콘텐츠의 우수성을 담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때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하버드’라는 키워드만 제목에 포함되더라도 베스트셀러에 오를 확률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꼭 그런 목적 때문에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금융혁명의 도래에 대처할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면 막연히 그런 텍스트라고 해서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금융의 민주화’이다. 기존 금융권으로 인해 사회적인 차별을 경험을 했다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금융혁명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다. 디지털 금융혁명은 기존의 금융시장과 차별화된 방식의 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에서는 첫 시작에서부터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MZ세대의 현실 문제를 파고든다. 소위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MZ 세대는 금융위기여파로 큰 충격을 겪은 세대로 ‘서브프라임 세대’라고도 칭해진다. 이런 세대의 일자리 특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긱 이코노미다. 긱 이코노미는 ‘임시직’의 Gig과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이 합성어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각각 독립적인 관계로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디지털 금융시대, 은행의 운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혁명과 궤를 같이한다. 금융계의 이단아가 되어버린 핀테크 등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의 등장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금융 위기의 진원지를 실리콘 밸리로 특정 시키는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점점 불안해지는 경제 환경에서 탄생한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은 투자조차도 인공지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런 현실은 공공서비스라고해서 예외가 아니다. 공공서비스와 핀테크와의 만남에서 다루고 있는 블록체인과 행정, 플랫폼 비즈니스 사이의 역학관계는 더 이상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의 원제는 ‘금융의 민주화’이다. 이 책에서 불평등과 금융 소외 문제를 푸는 해법과 금융 서비스에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은 새로운 금융 시스템의 도래가 모든 계층에게 축복일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인프라는 경제성장을 촉진시키지만 더욱 복잡해지는 규제, 데이터 사용과 금융에 관한 윤리 문제 등 해결해야 될 일들이 많다.


앞으로 세상은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인류가 화폐라는 도구를 발명한 이래 지속적으로 변천과정을 거쳐 왔지만 요즘처럼 획기적으로 그 개념이 확장되었던 적은 없었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디지털 화폐’라는 장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들은 우리가 현실에 직면한 이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풀고자 하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화폐는 역사의 경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 칼 마르크스


이 책의 표지를 넘기면 마주하게 되는 문구다. 이 문구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혁명시대 도래를 예고하는 이정표가 될지 모르겠다.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은 디지털 금융 혁명의 아이콘으로 거론되는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소 생소한 금융 이론과 용어들로 인해 혼란을 가질 수도 있는 여지를 안고 있는 텍스트다. 우리가 미처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은 이미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하고 포괄적인 주제와 문제들은 더 이상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혁명가는 죽일 수 있어도 혁명을 죽일 수 없다’는 프레드 햄프턴의 말처럼 이미 시작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 대혁명은 더 이상 우리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가파른 변화의 속도를 향해 진격해 나아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뒤표지의 로렌르 서미스, 전 하버드대학 총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금융을 우리 몸에 비유하면 신경계에 해당한다. 핀테크는 우리 경제와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만약 경제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디지털 금융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고 있는 <부를 재편하는 금융 대혁명>을 통해 금융 혁신이 금융포용, 소득 불평등, 경제 성장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고의 디지털 금융 입문서로서 그 진가를 확인해 보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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