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 믹스커피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미술과 음악을 접목시킨 한 권의 산뜻한 책이 출간되었다. <미술관에 간 클래식>이다. 시각과 청각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감각을 공감각화 하려는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편향적으로 읽었던 책이다. 책이라는 텍스트의 특성상 아무래도 음악보다는 미술 작품에 관심을 더 가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QR코드로 링크를 시켜놓은 유튜브도 실상은 영상의 비중이 큰 만큼 온전한 상태에서 진정한 의미의 음악 감상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유튜브 감상을 해야 하는 멀티태스킹적인 독서 방식 또한 한달음 책 읽기에 익숙해진 방식에서 탈피할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게 만들었다. 고로 작가가 의도한 책 읽기와는 거리가 있는 반쪽짜리 독서였다는 사실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던 셈이다.
이 책의 구성 방식은 독특하다. 한 편의 미술 작품과 음악 작품을 짝짓기 형식으로 묶어놓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언뜻 보면 이런 짝짓기는 표면적으로는 두 쌍밖에 찾을 수 없다. 무하의 <사계>와 비발디의 <사계>, 실레의 <죽음의 소녀>와 슈베르트의 <죽음의 소녀>가 그런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지극히 피상적인 것이다. 해서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30편의 미술 작품과 같은 편수의 음악을 연결시켜 놓는다는 것이 여간한 전문지식을 섭렵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실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에서 핵심 테제를 찾아 묶어놓은 저자의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임은 자명하다.
책을 읽다 보면 각 30편의 미술 작품과 음악을 접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어디선가 한두 번쯤 접했던 작품들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심층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작품의 투영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미술과 음악과 관련된 교양을 쌓아야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하는 데는 적격인 텍스트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 책에서 소개된 QR코드를 따라 새로운 세계를 여행해 보는 것도 책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슷한 주제가 각기 미술과 음악이란 장르로 어떻게 표현의 결을 달리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는 것도 예술적인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각의 결합은 공감각적인 표현을 가능케 한다. 특히 예술 장르의 양대 산맥이라고도 할 수 있는 미술과 음악의 결합이라면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예고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2차원적 매체인 책에서 공감각적인 시도를 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미술관에 간 클래식>은 상당히 실험적인 텍스트라고 평해도 부족함이 없으리라고 본다. 예술의 속성처럼 낯설게 하기는 그것이 존속되는 한 지속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