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관한 모든 것

킷 화이트 / 틔움

by 정작가


포켓형으로 된 자그마한 책이다. ‘미술을 보는 101가지 통찰’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다양한 작가들의 모사작품들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미술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연필로 모사한 그림들은 대부분 원작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거의 흡사한 수준으로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신뢰가 가는 작품들이다. 직접 그린 작품을 통해 미술을 통찰할 수 있는 주옥같은 문구들을 선사하는 방식은 누구라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미술의 범위를 넘어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통찰의 재료들은 그 자체로서 사유의 기쁨을 맛보게 해 준다. 왼쪽에 그려진 작품을 보며 하나 둘 껍질을 벗겨가듯 드러나는 미술의 본질을 찾아가다 보면 100편의 작품들은 금방 눈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르셀 뒤샹의 변기 작품에서부터 비야 셀민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재연하고 있는 저자인 킷 화이트 교수는 수많은 작품들이 품고 있는 미술적인 가치들을 좁은 지면에 형상해 놓음으로써 포켓용 도서를 하나의 미술관처럼 꾸며놓았다. 예술적인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무작위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분명 미적인 통찰을 기대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연필이라는 단순한 도구를 이용해 이렇듯 다양한 작품들을 모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던 책, <미술에 관한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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