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

by 정작가






맨 처음엔 하늘에 날리는 낙엽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척 신기했는데 자세히 보니 사진을 거꾸로 돌려놓은 것이다. 구름 낀 하늘에 낙엽이 날리는 듯한 이 장면은 마치 마녀가 요술을 부리는 듯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침없이 회오리치는 바람의 소용돌이 속에 흩날리는 낙엽들의 모습은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을 느끼게 한다. 단풍이 고운 어느 가을날. 등산객들이 무리 지어 걷는 모습은 물에 투영된 자연의 모습 속에 마치 작은 점에 불과하다. 위대한 자연에 조화를 이룬 인간의 모습이 묻히는 것은 비단 먼 거리에서 피사체를 향해 셔터를 누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연에 예속된 인간이 좀 더 겸손하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 흩날리듯 자연의 성난 모습을 연출해 낸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뒤집어보면 평화로운 가을의 한 장면으로 비칠 모습이 하늘과 낙엽을 부각하니 무언가 성난 모습을 닮았다. 물빛에 투영된 낙엽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구름 낀 하늘. 투영된 산과 검은 나무의 모습은 우리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한다.


우린 주로 현상만을 보고 느끼며 이해한다. 그 속에 담긴 본질에 대해서는 깊이 사유하려 하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현상만이 진실일 수는 없다. 사물에 투영된 본질 속에서 진리를 찾고,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유추해 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명징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물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현상만을 중시하는 현세태의 감각적인 행태를 비꼬는 것은 아닐는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현상의 이면에 내재된 진리의 흔적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