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 지식노마드
저자는 책보다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다. 요즘 아마도 가장 핫한 미디어가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존리의 동영상을 접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왜 주식인가?>, <엄마, 주식 사 주세요>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는 저자는 최근 발간된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 때 주식투자에 빠져 실제로 많은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다시금 이런 책을 대면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과 다가오고 있는 노후를 위해 더 이상은 방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요즘 투자의 트렌드는 어떨까 생각하고 고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물론 동영상 강의를 통해 저자의 투자 철학에 공감한 이유가 크다.
저자는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으로 와서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무래도 자산운용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있다 보니 투자의 전도사로서 발로 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이유 때문이더라도 여태 들었던 주식투자와 관련된 강의와는 차별화된 내용을 가지고 호소하는 저자의 주장을 접하고 보니 귀가 솔깃해진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부분 패가망신이라는 말이 따라올 정도로 그동안 주식투자는 도박처럼 범접해서는 안 될 부정적인 뉘앙스를 띈 적이 많았다. 그런 이유를 저자는 투기식 투자습관에서 찾고 있다. 주식투자는 기업과 지분을 나누어 갖는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지 많은 주식투자 실패자들이 하는 것처럼 마켓타이밍을 잡고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듯 주식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는 이유는 돈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이 일하게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돈으로부터 멀어지는 삶을 살고 있으니 부자가 될 리 없고, 부자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면서도 내심으로는 부자가 되길 열망하는 모순적인 인식이 자리 잡은 사회 구조 속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올바른 투자관이 정립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돈에 대해 솔직해지라고. 부자가 되고 싶어야 부자가 된다고. 아이를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키우기보다 자본가로 키우라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고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것이다.
책을 보면 1장에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기술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 세 가지’가 있는데 저자가 그 이유로 꼽은 것이 바로 ‘사교육비’,‘자가용’,‘부자처럼 보이려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저자는 한국 가정의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주범으로 사교육비를 지목한다. 저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정상적인 사교육비 지출은 결과적으로 가정을 파탄시키고, 노후설계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악의 축’과 다름없다. 자가용 또한 해외여행과 마찬가지로 ‘부자처럼 보이려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축으로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재정적인 기반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최대한 돈을 아껴 투자에 집중하고 돈을 불려야 한다는 것이 안정된 노후를 설계하기 위한 방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생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욜로족처럼 사는 삶은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비참해질 노후를 생각한다면 지양해야 할 삶의 방식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로 든 금융문맹, 창업대신 공무원처럼 안정된 직업을 택하려는 사회적 인식, 원금보장의 늪, 부동산에 대한 집착, 주식에 대한 편견 등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이런 편견을 타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좁은 시야의 재테크에서 벗어나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자녀를 일찍부터 자본가의 길로 이끌라고 권고한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반드시 투자하고 부채를 줄이고,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는 등 경제독립을 위해 온 가족이 노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주식투자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이 책에서 다음 구절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주식투자는 재테크가 아니다. ‘테크닉’이 아니란 뜻이다.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모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투자가 매수와 매도의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타이밍이라는 것을 한두 번은 맞출 수야 있겠으나 매번 맞추긴 불가능하다. 이것이 투자와 도박의 차이점이다.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것은 현명한 투자 방법이 아니다. 많은 이들은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지만 주식시장이 좋아지고 나빠지는 데는 무한한 변수가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을 정확히 예측하여 살 때와 팔 때를 판단하고 이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도박에 가깝다.
좋은 기업을 골라 투자했다면 그 기업의 가치를 보고, 외부 환경이나 주식시장 상황에는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긴 시간을 함께할수록 결과도 좋을 것이므로 특별한 매도 요인이 없다면 계속해서 투자해야 한다.
이처럼 저자는 주식투자에 대한 간명하고 주옥같은 투자 철학을 책을 통해 설파하고 있다.
갈수록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있다. 누군가의 말대로 재수 없으면 140세까지 살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긴 세월을 살아가려면 지금껏 살았던 방식으로는 안 된다. 그동안의 보편적인 인생 사이클이 은퇴 이후의 시간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시절이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은 그동안 회피할 수밖에 없었고, 파멸의 지름길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주식투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