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보글 / 비즈니스맵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인덱스 펀드의 창시자인 저자가 그만의 투자 철학을 집대성한 텍스트로 투자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꾼 저서라고 할 수 있다. MIT 경제학 교수이자 노벨상 수상자였던 폴 새뮤얼슨은 생전에 “존 보글의 인덱스펀드 개발은 바퀴와 알파벳 발명만큼 가치가 있다.”라고 극찬했다. 저자인 존 보글이 그의 스승에게 나의 ‘영감’이고 ‘빛’이라고 하며 이 책을 헌정한 것도 바로 그런 투자 방식에 원천이 되었던 가르침 때문은 아니었을까?
월스트리트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존 보글. 1999년 포춘 지는 20세기 4대 투자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그를 선정했다. 존 보글은 1974년 뱅가드 그룹을 설립하였고, 1975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덱스 펀드를 창시한 인물이다. 워런 버핏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투자의 달인이기도 한 존 보글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연구, 강연, 집필 활동에 몰두하였으며 투자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는데 노력했다.
이 책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는 전통적인 인덱스 펀드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폭넓게 분산투자하고, 주식 시장의 거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며 운영비가 극히 적은 데다 자문수수료는 없고, 포트폴리오 회전율이 아주 낮으며 세금을 매우 적게 내는 펀드’라고. 그의 이론대로라면 인덱스펀드는 개별 주식, 시장 부문, 펀드매니저 선택에 따르는 위험을 없애준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위험만 남는다고 한다.
이 책에서 첫 장에 소개된 고트락스 가문의 우화는 투자 컨설턴트와 재무설계사 등을 통칭하는 중개인들의 존재를 투자에서 해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비용이 가장 낮은 펀드에 집중하라’는 말로 귀결된다. 고로 펀드매니저의 몫이 커질수록 투자자 몫은 작아진다고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우화를 인용하면서 금융 중개 비용을 바닥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투자의 상식이며, 인덱스 투자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현명한 투자자의 조언’이라는 코너에 있는 말을 인용해 보면 투자 사업에 대한 명료한 해석을 엿볼 수 있다.
“투자 사업은 거대한 사기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과가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펀드매니저 중 85~90퍼센트는 기준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은 보수와 거래 비용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펀드 가치를 갉아먹습니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 인덱스펀드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투자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상장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수십 년째 운영하면서 얻은 투자의 노하우를 다음과 같은 말로 일깨워준다.
“시간이 흐르면 전체 주주들이 얻는 이익의 합은 기업이 얻는 사업이익과 반드시 일치한다.”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2007년에 국내에서 번역, 발간된 책이지만 다시금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최근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ETF라는 투자 상품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부터이다. 책의 뒷부분에 가보면 ‘상장지수펀드’라는 장을 할애하여 ETF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정작 저자는 그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있다. ETF가 인덱스 펀드의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양의 가죽을 쓴 늑대’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인덱스 펀드를 가장하고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기인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명료하다. 개별 종목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일이고, 설사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것이고, 그런 이유라면 주식시장의 가치는 우상향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모든 주식을 사서 보유한다면 적어도 시장수익률에 대응하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덱스펀드가 인류 문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바퀴와 알파벳에 비견될 정도라면 투자에서 인덱스펀드의 가치를 가늠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책 뒤표지에 있는 ‘월스트리트의 성인’에게 보내는 찬사에서 워런 버핏은 인덱스펀드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저비용 인덱스펀드는 대다수 투자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주식투자방법이다. 내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도 오래전에 이미 이러한 입장이었고, 이후에 본 모든 사실을 통해서도 나는 이 말이 옳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