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 베가북스
유튜브가 인연이 되어 알게 된 저자는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의 투자문화 변화를 주도하는 핫한 인물이다. <왜 주식인가>, <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을 통해 주식투자의 진수를 알려주었던 저자는 다시금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금융지식의 전달자로 다가선다.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은 자본주의 기본 원리와 힘을 제대로 이해해 '금융문맹'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으로 기획된 책이다. 책날개 지은이 소개란을 보면 그가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길에 오른 이유가 나온다.
미국에서 배운 경영철학과 소신을 접목한 혁신적인 리더십이 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 가지는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키운 투자신념과 교육철학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이렇듯 저자의 바람대로 동학개미운동의 선봉장으로 나서며 주식투자의 패러다임을 바꾼 현실만 봐도 그가 우리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부자의 기준이 뭘까요?
부자가 되려면 주식투자를 꼭 해야하나요?
주식은 언제부터 투자해야 하나요?
평범한 월급쟁이도 부자가 될 수 있나요?
이런 물음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히 여겼던 것들일 것이다. 저자 또한 금융 문맹을 퇴치한다는 생각으로 쉽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풀어놓는다. 401(K)플랜, 즉 미국의 DC(확정기여형) 형 퇴직연금제도를 통해 바라본 금융강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은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한 다우지수의 우상향 그래프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최악의 금융 문맹 사례를 통해 본 현실은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런 현실이 도래한 이유를 저자는 '돈이 일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떳떳하지 않게 보는 문화가 전형적인 금융 문맹의 사례다'라고 꼬집는다. 결국 이 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유대인을 따라가라'라는 장을 보면 한국인과 유대인의 교육방식과 관련된 그래프가 있다(P.37). 공부라고 하면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는 게 우리의 교육 현실이지만 정작 유대인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은 이 그래프로서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이 수직적인 교육으로 모든 직종에서 공부에 올인하는 형국이라면 유대인은 수평적 교육을 지향하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일부 전문분야의 직종에서만 공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나머지 분야에서는 그에 걸맞은 자질을 키우기 위한 교육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열이 높은 두 민족이지만 이렇듯 다른 사고방식으로 교육한 결과 0.3%에 불과한 유대인은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하고 경제력을 갖춘 반면, 한국은 한창 창의력을 키워야 할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일침은 새겨들을만하다.
대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봐도 이스라엘은 90%, 중국은 40%가 창업을 원한다고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그 수가 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이를 통해 잘못된 교육관이 낳은 부작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금융 지식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 책의 제1부 6장에 보면 장장 9쪽에 걸쳐 43개의 질문을 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항목이 고작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니 그동안 무수히 많은 경제 관련 서적을 읽고 공부를 했던 보람도 없이 스스로를 질책할 수밖에 없겠다.
제2부에서는 금융문맹 탈출과 주식투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식투자는 회사와 동업하는 것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주식투자의 핵심이다.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그 회사와 동업하는 것과 똑같은 행위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종이를 사는 게 아니라 회사의 일부를 취득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본가가 될 수 있는 첫걸음이다.
이런 인식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주식투자의 귀재 워런버핏과 맥을 같이한다. 저자는 투자의 한 방편으로 펀드 투자에 일정 부분 지면을 할애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펀드 투자보다는 직접투자를 권하고 쉽다. 물론 직접투자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투자의 세계에서 타인의 손을 빌려하는 투자는 결국 주도권을 상실하게 되고, 펀드매니저에게 지급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존 보글이 쓴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책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투자 사업은 거대한 사기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과가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펀드매니저 중 85~90퍼센트는 기준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은 보수와 거래비용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펀드 가치를 갉아먹습니다."
물론 펀드 투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투자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저자인 존리의 주장에 무조건 동조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자산운용사의 대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를 제외하더라도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내용은 많다. 사교육비가 우리 모두를 가난하게 만든다는 주장은 존리 대표 외엔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우리는 지금까지 교육을 투자의 개념으로 당연시 여겼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사교육비를 투자로 전환해 그 돈으로 성년이 되어 목돈을 마련해 주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저자는 취업에만 목을 매는 젊은이들을 질타한다. 부모가 선호하는 자녀 직업 순위 1위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창업이 살길이라는 저자의 주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불패신화에 함몰되지 말고, 집을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고도 한다. 통계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동안 주식투자의 수익률이 훨씬 크지만 그 정도로 길게 투자하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을 보면 이런 주장은 약간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 부동산 정책이 시행된 이래 여태껏 불패신화가 깨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인구 절벽과 부동산 거품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저자의 주장처럼 주식투자가 우리 일상에 스며들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미들의 선전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위주의 국내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투자처 중에서 부동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존리의 금융문맹 탈출>은 저자가 책의 첫머리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에 출간한 서적과는 차별적으로 '금융문맹'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춰 집필한 책이다. '대한민국 경제독립 프로젝트'라는 부제에 걸맞게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도록 쉬운 방식으로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군데군데 자리 잡은 만화와 일러스트, 존리의 전 국민 부자 만들기 Q&A는 가볍게 읽고 넘길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놓았다. 부록인 '2020년도 부자 능력 시험 <금융문맹 탈출> 영역 (A형)'을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