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임승수 / 한빛비즈

by 정작가


작가의 이력은 다소 독특하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와 그와 관련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서는 작가로 진로를 변경한 이유 때문이다. 저자가 책의 뒤표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책을 쓰며 사는 삶이 행복하다면 곧장 그 길로 가라’고는 하지만 막상 그럴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용기는 갈채를 보낼 만하다. 그동안 했던 공부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감수하고도 자기가 가고자 할 길을 택했으니 말이다.


요즘 들어 책 쓰기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는 했지만 자비출간이라 의미를 부여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책에서도 자비출간은 가급적이면 지양하라고 한다. 이는 책에 들이는 공을 포함하여 상업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결국 작가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과 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책을 쓰기 위한 글쓰기보다 글을 모은 책 쓰기를 지향한다. 이 책 또한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한 권의 책은 통상 200자 원고지 1,000매를 기준으로 한다. A4 용지 기준으로는 100장 정도라고 하니 이 정도 분량이라면 300쪽짜리 단행본 한 권의 분량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책의 후반부에 보면 인세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깃들여 있는데 부제 ‘책을 쓰는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이 결코 홍보성 문구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책 쓰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저자가 직접 출판 과정을 기술하고 있어 현장감 있는 책 쓰기 교재로써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만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책 쓰기와 출판에 대한 기교만을 가르치는 책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물론 기법적인 내용이 책의 전반에 걸쳐 포진된 것은 맞지만 독자를 상정한 글쓰기, 타인의 가슴을 울리는 책을 쓰라는 전언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책의 후반부에 가면 공학을 전공한 저자가 작가로 전향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절절할 정도로 현실적인 고충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글 쓰는 이의 비애마저 느껴지게 한다. 그렇더라도 저자는 돈보다는 시간의 가치를 택하는 것이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힘든 일이다. 소수의 베스트셀러 작가를 제외하고는 그렇다. 돈을 택할 것이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택할 것이냐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저자처럼 직장을 박차고 나와 글을 쓰는 일에 전념할 수 있었던 용기 또한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뎠던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자가 존재한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쓰고, 이를 토대로 강연하는 삶이란 이미 성공한 사람이 종착역에 이르러 수행하는 일종의 미션이라고 한다면 저자는 이미 성공한 사람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책 쓰기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책을 써서 과연 밥벌이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하다시피 글을 쓰는 전업 작가의 현실적인 재정여건은 그리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돈을 버는 수단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돈에 시간을 팔지 않아야 글이 나오기 시작한다고 설파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콘텐츠를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신변잡기에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것도 고유한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독자를 설득하고 마음을 열게 하려면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겠지만 저자의 말처럼 글쓰기의 핵심은 독자로부터 감동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동적인 글쓰기는 디테일에서 온다. 그저 설명하는 식으로는 감정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또한 개성 있는 글을 써야 하고, 타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식견을 기르는 것 또한 독자의 관심을 끄는 비결임을 저자는 설파한다.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제목 짓기, 글 솜씨를 키우는 8가지를 요령을 통해 세부적인 글쓰기의 요령과 책 쓰기의 엑기스를 경험할 수 있으니 이 대목에 관심을 두고 책을 읽는 것도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출간을 앞둔 저자의 심정으로 책을 읽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겪어왔던 다양한 경험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다면, 그렇게 엮은 책이 상업적인 출판을 통해 서점 곳곳에 꽂힌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가 처음 책을 내고 서점을 서성거렸던 기억처럼, 그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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